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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이송 개선, 간호사 4000만원 지원…외상 사망 절반 줄인다

중앙일보 2018.03.22 14:13
원주 세브란스병원 외상센터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들이 외상 환자를 챙기고 있다. [중앙포토]

원주 세브란스병원 외상센터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들이 외상 환자를 챙기고 있다. [중앙포토]

앞으로 중증외상환자가 발생하면 제일 가까운 병원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권역외상센터로 우선 보내게 된다. 열악한 진료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외상센터 중환자실 간호사를 추가로 뽑을 때마다 연 4000만원을 지원한다. 정부는 22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중증외상 진료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1월 북한군 병사 오청성 귀순 때 지적된 외상 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중증외상환자 이송부터 진료까지 전 단계에 걸쳐 27개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적절한 처치를 받았다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외상 환자 사망률(권역외상센터 기준)을 2015년 21.4%에서 2025년 10%로 절반 줄인다는 목표다.
 
환자 이송은 더 빨리, 정확하게 
이를 위해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 전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고 신속하게 이송되도록 돕는다. 전국적으로 표준화된 외상 환자 이송지침을 응급실 분포ㆍ도로망 등을 고려한 지역별 지침으로 수정한다. 현재 사고가 발생하면 119에선 보호자 요청 등을 감안해 가장 가까운 응급실 등으로 갈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중증외상환자는 외상센터로 옮겨져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외상 환자가 신속하게 외상센터로 이송될 수 있도록 환자 이송지침이 바뀐다. [중앙포토]

외상 환자가 신속하게 외상센터로 이송될 수 있도록 환자 이송지침이 바뀐다. [중앙포토]

앞으로는 외상센터가 지역 내에 있다면 곧바로 이송하는 방향으로 바꾼다. 하지만 거리가 멀어서 외상센터로 바로 가기 힘든 사람이 있는 만큼 별도의 지역 거점 병원도 선정할 계획이다. 박재찬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위급한 외상 환자는 거점병원에서 초기 응급처치를 하고 곧바로 인근 지역의 중증 권역센터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눈에 지역별 이송 체계를 보여줄 수 있는 이송지도도 제작한다.
 
그동안 꾸준히 지적을 받아왔던 헬기 이송 문제도 개선된다. 범부처 헬기 운영 지침이 2013년 마련돼 있었지만 컨트롤타워가 명확하지 않았고, 야간 환자 이송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의료ㆍ소방ㆍ군ㆍ경찰 등 정부 부처가 보유 중인 헬기의 공동 활용을 보다 강화한다. 119 상황실이 범부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박재찬 과장은 ”소형이 대부분인 닥터헬기는 야간 운행에 적합하지 않기도 하고 밤에 움직이면 예산 투입도 훨씬 늘어난다“면서 ”주간에는 응급 의료에 최적화된 닥터헬기가 출동하고, 야간에는 중대형 헬기가 많은 소방ㆍ해경 등의 도움을 받아 환자 이송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헬기가 환자를 이송하는 모습. 앞으로 정부 부처가 보유하는 헬기의 공동 활용을 강화해서 환자 이송을 더 신속히 하게 된다. [뉴스1]

닥터헬기가 환자를 이송하는 모습. 앞으로 정부 부처가 보유하는 헬기의 공동 활용을 강화해서 환자 이송을 더 신속히 하게 된다. [뉴스1]

치료 지원 늘리고 평가도 엄격히
열악한 외상센터 진료 여건에도 메스를 댄다. 지금은 업무 강도, 인력 부족 때문에 의사ㆍ간호사 등이 외상센터를 기피하거나 있는 사람도 떠나고 있다. 간호사가 환자 1명을 챙기기도 벅찬 상황에서 2~3명씩 봐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게 되면 남은 의료진이 외상 환자를 진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악순환이 이어진다.
 
정부는 외상센터 중환자실의 간호 인력을 지금의 두 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법적 기준 이상으로 간호사를 추가 채용하면 1인당 연 4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지난 연말 반영된 예산에선 2400만원씩 지원하는 걸로정해졌지만 금액을 더 얹어서 주는 것으로 변경됐다. 또한 외상센터 전담 전문의에 대한 1인당 인건비 지원액이 20% 늘어난다. 중증외상환자 치료가 갖는 특수성을 반영한 건강보험 수가 개선도 추진된다. 진료 심사 기준을 개선해서 불가피한 병원의 손해도 보전해주기로 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센터장이 귀순 북한병사 오청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센터장이 귀순 북한병사 오청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외상 의료 체계 개선되나
단순히 ‘당근’만 제공하는 건 아니다. 환자가 밀려들어 와서 의료진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외상센터가 있는 반면, 환자가 거의 없거나 진료 수준이 떨어지는 센터도 있다. 앞으로는 질적 수준을 높이는 차원에서 권역외상센터별 진료 역량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지원이 차등화된다. 박 과장은 ”권역외상센터의 어려움을 고려해서 운영비를 깎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수 센터에는 인센티브를 더 많이 주고, 그렇지 못한 곳에는 관리 감독 강화 등 행정 조치가 이뤄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외상 의료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 외상의료협의체’(가칭)를 구성해서 대책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꾸준히 보완할 계획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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