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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남ㆍ북ㆍ미 정상회담 제안 왜?

중앙일보 2018.03.21 18:15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남북 정상회담→북미 정상회담→남ㆍ북ㆍ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한반도 비핵화 구상을 제시했다. 남북 관계개선을 발판으로 미국과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킨 뒤 항구적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진전 상황에 따라서는 남ㆍ북ㆍ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처음으로 3국 정상회담 카드를 꺼내들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이 만나고 그 다음에 북ㆍ미, 그리고 그 결과가 순조로우면 3자가 모두 만나 합의한 내용을 좀 더 분명히 하고 실천적 약속을 완성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을 매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각 대화가 진행된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을 매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3각 대화가 진행된다. [중앙포토]

 3자 회담은 사실상 종전 선언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문 대통령의 남ㆍ북ㆍ미 회담 제안은 그동안 서울을 사이에 두고 진행돼왔던 남ㆍ북ㆍ미 3각 대화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라며 “2007년 10ㆍ4 남북 공동선언에도 3자 내지 4자가 참여하는 한반도 종전선언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다만 중국을 포함한 4차 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그동안 청와대가 밝혀온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는 방식의 북핵 일괄 타결과도 의미가 맞닿아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반도 핵과 평화 문제를 완전히 끝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사이에 추진 중인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제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만 “문 대통령의 구상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공감대를 이루고 나온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과의 교감에 대해서도 “지금 이러한 제안을 하고, 남북 또는 북미 정상회담 혹은 한미 사이에 얘기를 하면서 추진하겠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이뤄진 한반도의 데탕트 분위기의 속도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이뤄진 통화 내용, 실무자간 접촉 등을 주목해달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평화 정착은 남북 사이에 합의만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라 미국의 보장이 있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북·미 관계가 정상화 되어야 하는데 더 나아가 북·미 사이의 경제 협력까지 진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 경제 협력을 언급한 것은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경우 국제사회와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 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면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내용 등이 북·미 관계 정상화 논의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2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위 2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 2000년과 2007년 두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기본 사항을 담아 국회 비준을 받는 방안을 준비하라고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제도화 해야 정치 상황이 바뀌더라도 합의 내용이 영속적으로 추진된다”며 “남북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이행하자면 국가의 재정도 투입되는 만큼 반드시 국회 동의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2000년 6·15 선언이 자주적 통일 원칙을 강조하는 강령 성격이라면 백두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확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이 초함된 2007년 10·4 선언은 구체적인 이행 방안 등이 담긴 시행세칙 성격이란 평가가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남북이 분단 이후 최초로 체결한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의 내용도 포괄해 국회 비준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이날 실무 차원의 남북고위급회담을 3월 29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개최할 것을 22일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남쪽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청와대와 국정원에서 각 1명씩, 모두 3명을 내보내겠다”며 “남북 고위급 회담의 의제로는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대표단 등 기본 사항을 다루자”고 말했다. 청와대는 원로 자문단 20명과 전문가 자문단 25명 안팎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 날짜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안이 있지만 지금 공개하는 건 별로 적절해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5월말까지 한·미, 한·중·일, 북·미 정상회담이 줄줄이 이어진 일정을 감안하면 4월 넷째주 초반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관측된다. 이날 청와대는 5월초로 한·중·일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4월 25일의 경우 김일성이 조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이어서 이를 전후해 열리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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