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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국, 룰라 전 대통령 구금 앞두고 ‘태풍 전야’

중앙일보 2018.03.21 16:22
남미 좌파의 아이콘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체포ㆍ구금을 앞두고 브라질 정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 “이달 내에 룰라 구금 될 수도”
룰라 “10월 대선 출마 등 정치활동 계속”
여론조사결과, 룰마 출마하면 당선 확실시
연방대법원 판결이 룰라 출마 여부 결정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10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 투어를 펼치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10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 투어를 펼치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현지 정가에선 사법당국이 이달 내 룰라를 구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룰라는 10월 대통령 선거에 대비한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룰라가 브라질 정치에서 언제 터질 줄 모르는 폭탄의 뇌관이 된 셈이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그가 사법적 처벌을 받고 대선에 못 나갈 경우 브라질 정치판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 등은 20일(현지시간) “룰라 전 대통령이 남부 지역 10여 개 도시를 방문하는 정치투어를 시작했다”며 “첫 방문지인 바제에서는 룰라 지지파와 반대파의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다. 다행히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룰라는 지난 16일 상파울루에서 열린 저서 『진실은 승리한다』출판기념회에서 무죄를 재차 주장했다. 그는 “사법당국이 나를 체포하는 것은 야만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것이다. 나를 정치범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적극적으로 정치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사법 당국에 의해 체포ㆍ수감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올해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올해 대선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룰라가 소속된 좌파 노동자당(PT)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룰라가 구금되는 것은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당국이 룰라를 체포할 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룰라는 2009년 건설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에선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지난 1월 2심에선 형량이 12년 1개월로 늘었다. 
이와는 별도로 룰라의 변호인단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연방고등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방대법원 마저 불구속 요청을 거부할 경우 룰라는 수감되고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남미 이웃국 전직 대통령들은 룰라의 대선 출마를 허용해야 한다고 브라질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전 에콰도르 대통령 등이다. 남미 최대 정치기구인 남미국가연합의 에르네스토 삼페르 사무총장도 룰라의 대선 출마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노동자당 지도부. 왼쪽부터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 룰라 전 대통령 [브라질 일간지 글로부]

브라질 노동자당 지도부. 왼쪽부터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 룰라 전 대통령 [브라질 일간지 글로부]

 
현지 언론들은 “이달 초 여론 조사결과 룰라는 대선 1차 투표(10월 7일)에서 과반을 얻을 가능성이 크고, 설령 과반을 얻지 못하더라도 1~2위 후보가 겨루는 결선투표(10월 28일)에서 승리가 확실시된다”며 “룰라의 출마가 무산될 경우에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이 지지율에서 가장 앞선다”고 전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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