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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강성발언 쏟아내지만…“청와대 확성기” 지적받는 민주당

중앙일보 2018.03.21 11:33
개헌이 정국의 현안으로 부상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의 종속변수가 돼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공개 회의를 할 때마다 자유한국당을 맹공했다. “요즘 야당의 태도를 보면, 정말 개헌을 하자는 것인지, 호헌을 하자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간다”(추 대표,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 “누구보다 국회 중심 개헌에 대해 무거운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의 자세는 그야말로 무책임함 그 자체이다”(우 원내대표, 지난 20일 원내대책회의), “야당이 보이콧에만 열중한다면 민심과 멀어진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추 대표, 21일 최고위원회의)와 같은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특히 21일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제출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될 경우 표결에 참여하는 한국당 의원을 제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추미애 대표는 “홍준표 대표는 표결에 참여하는 의원을 제명하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역대 듣도 보도 못한 제왕적 대표”라며 “제1야당의 거대 의석을 방패 삼아 의회 민주주의를 정면 부정하는 파시스트적인 협박”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홍 대표의 발언은) 공산당식 공개 처형을 연상하게 한다”고 했다.
 
홍준표 겨냥해 “파시스트” “공산당식 공개처형”
 
하지만 이렇게 강성 발언을 쏟아내면서도 민주당은 협상안이나 중재안을 마련하진 못하는 상황이다. 다만 청와대가 발표한 개헌안 내용을 상기시키며 “우리 당론의 핵심 내용과 같은 정신을 담고 있다. 전반적인 내용을 지지하고 환영한다”(우 원내대표)고만 했다.
 
그러자 여권 성향의 민주평화당에서도 민주당을 비판하는 발언이 나왔다.
 
조배숙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는 권력구조 개편이 신념인 수많은 민주당 의원이 지금 모두 어디 갔느냐”며 “모든 야당의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청와대의 모습에서 오만한 제왕적 대통령의 그림자가 보인다”고 했다. 
 
유성엽 의원도 “민주당에서 분권형을 ‘유사 내각제’라고 비판하는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두 번이나 국회 국정연설에서 그런 권력구조 제안했고 또 기자회견에서도 발표했다”며 “당시에는 왜 맞짱 안 뜨고 지금 와서 그걸 유사 내각제라고 비판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지방분권'과 '경제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지방분권'과 '경제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는 전날부터 사흘에 걸쳐 자체 개헌안을 ‘쪼개기’ 방식으로 설명중이다. 조국 민정수석이 직접 나서 개헌안을 설명했고, 이날 오전에는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과 하승수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직접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러한 청와대의 여론전에 대해선 정의당에서도 “청와대 역시 국회가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더 큰 노력을 보여주길 바란다”(최석 대변인)고 지적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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