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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현금 1억 든 루이비통 가방 김윤옥에게 로비 정황

중앙일보 2018.03.21 01:13 종합 2면 지면보기
이명박 전 대통령이 25년간 현금을 필두로 명품 가방, 양복, 차량 등 여러 형태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나타났다.
 

검찰, 25년간 MB가 받은 뇌물 공개
“1997년부터 다스 법인카드 사용
11년 새 미용실·병원 등 4억대 결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008년 1월 의류 디자이너와 함께 삼청동 총리공관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이 전 대통령을 만나 양복 5벌과 코트 1벌,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의 양복 등 총 1230만원 상당의 의복을 맞추도록 했다. 검찰은 2010년 12월 이 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직 연임을 청탁하며 이 전 대통령 측에 240만원 상당의 루이비통 가방에 현금 1억원을 넣어 전달한 정황도 확보했다. 이상주 전무는 현금이 든 가방을 자신의 부인(이 전 대통령의 맏딸)을 통해 김윤옥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다스를 통한 불법자금 수수와 횡령도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서류상 다스 내의 직위도, 지분도 없던 이 전 대통령이 생각해 낸 방법은 법인카드였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97년부터 2007년까지 약 11년간 총 1796회에 걸쳐 4억583만원 상당의 다스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미용실, 호텔, 병원, 백화점, 스포츠클럽 등에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법인카드를 사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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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로 구매하기에 액수가 클 경우엔 김성우 전 다스 사장 등을 통해 직접 물품 구입을 지시했다. 2000년대 초반 다스의 회사 자금으로 구입한 에쿠스 리무진 차량이 대표적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차량을 운전기사에게 넘겨 본인 소유 물품처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사장 등 다스의 전직 경영진으로부터 ‘처남’ 고(故) 김재정씨에게 관리할 비자금을 얼마나 줬는지를 보고받았다. 또 김재정씨에게는 김 전 사장 등으로부터 얼마의 돈을 받았는지를 별도로 확인했다고 한다.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돈이 샐 것을 우려해 ‘교차 점검(크로스 체크)’을 했다는 것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돈 관리에 철두철미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가 BBK에 투자한 140억원을 반환받는 데도 개입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2009년 9월 다스와 BBK 간 투자금 140억원 반환을 위한 상호 합의가 진행되자 다스의 법률대리를 맡은 에이킨 검프(Akin Gump) 측에 “원금 140억원 외에 이자(56억원)까지 받아 내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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