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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뺀 채 민주항쟁만 열거, 이념 갈등 부를 가능성

중앙일보 2018.03.21 01:01 종합 4면 지면보기
청와대가 20일 공개한 헌법 개정안의 뼈대에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내용들도 있다.
 

공무원 노동 3권 보장은 과한 보호
국민발안제, 여론재판 도구 될 수도

① 진보 진영 위주의 역사관=헌법 전문은 본문과 마찬가지로 헌법의 효력을 갖는다. 청와대는 그런 전문에 현재 포함된 4·19 혁명뿐 아니라 “부마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의 민주이념을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논란이 된 ‘촛불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란 이유로 제외했지만 보수 진영이 강조하는 산업화 역사는 뺀 채 진보 진영이 강조하는 역사만 나열한 셈이어서 이념적 갈등을 부를 수 있다.
 
일각에선 정부의 재정적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 사건이 전문에 포함돼 헌법적 규범성을 갖게 되면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국가유공 지원 책임이 부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헌법 전문은 손대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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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공무원에 대한 과도한 보호=청와대는 군인 등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곤 공무원에게도 원칙적으로 노동 3권을 인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직업공무원제를 통해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하고 공무원 연금으로 노후까지 보장하는 한국의 경우 일반 국민과 비교해 공무원의 권익만 과보호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도 6급 이하 공무원은 단결권이 허용되고 있다”며 “법으로 공무원 신분을 보장하는 상황에서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일반 근로자와 같은 수준의 노동 3권을 보장하는 것은 과도한 보호”라고 말했다.
 
③ 국민소환·발안 악용 가능성=청와대는 국민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안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국민소환 내용을 설명하며 “국회의원들은 명백한 비리가 있어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오·남용의 우려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소환에 필요한 기준을 어느 정도로 할지 등 구체적 요건이 중요하다”며 “정적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국민소환을 이용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사생결단식의 선거 풍토가 만연된 현실에서 국민소환제가 도입되면 총선 다음 날부터 낙선자들이 뭉쳐 당선자를 겨냥한 소환운동에 들어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소환은 실효성도 의문이고 실제 입법화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국민발안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예로 든 것도 논쟁거리다. 가령 현재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국가대표인 김보름·박지우 선수에 대한 자격 박탈 청원의 추천수가 60만 명을 넘었지만 지나친 ‘여론몰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국민발안이 도입되면 특정 세력이 여론재판의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허진·하준호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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