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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훈련, 미 전략자산 동원 최소화 … “정상회담 의식 저자세” 논란

중앙일보 2018.03.21 00:42 종합 10면 지면보기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다음 달 1일부터 열린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연합훈련이 겹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연합 훈련 기간은 절반으로 줄이되 규모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핵추진 항공모함을 제외하는 등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는 최소화하기로 했다. <중앙일보 2일자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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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시작, 기간 절반으로
단골손님 핵추진 항모도 안 와

국방부는 20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 명의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올림픽 정신에 기초해 일정을 조정했던 2018년 연례 연합연습을 다음 달 1일 시작한다”며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군사령부는 이 같은 사실을 판문점과 서해 남북 통신선을 통해 북한군에 통보했다.
 
연례 연합연습은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FE)과 지휘소 연습인 키리졸브 연습(KR)을 뜻한다.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령부에 따르면 독수리 훈련은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가량, 키리졸브 연습은 다음달 23일부터 5월 4일까지 2주간 실시된다. 남북 정상은 4월 말 판문점에서 회담을 할 예정이다.
 
한·미 군 당국은 매년 3월께 독수리 훈련과 키리졸브 연습을 진행했지만,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평창 겨울 올림픽, 패럴림픽 기간에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다음 달로 늦춰졌다.
 
이번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은 각각 1만2200여 명(키리졸브)과 1만1500여 명(독수리)이다. 지난해(각각 1만3000여 명, 1만여 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동안 북한이 ‘북침연습’이라고 비난했던 한·미 해병대의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도 다음 달 1~8일로 계획됐다. 양국이 ‘예년과 유사한 규모’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러나 보통 한 달 반에서 두 달간이었던 독수리 훈련의 기간이 올해는 한달로 줄었다.
 
군 안팎에선 아무리 규모가 유사하다 하더라도 훈련 시간이 짧아진 만큼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한·미 군 당국은 연합훈련의 단골 손님인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을 올해 한국에 전개하지 않고, B-1B 폭격기·핵추진 잠수함 등 미국의 전략자산을 최소한 동원할 방침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전략자산의 참가는 가급적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국방부는 겉으론 올해 연합훈련은 남북관계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신원식 전 합참 차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진척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연합훈련의 강도를 낮춘 것은 회담에 앞서 우리 먼저 자세를 낮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남북정상회담을 했던 2000·2007년에도 연합훈련은 같은 강도로 진행했다”며 “연합훈련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라고 말했다.
 
한편 미 태평양함대는 강습상륙함인 와스프(LHD1)가 19일 일본 오키나와를 떠나 인도-태평양 지역 초계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미 해병대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B를 탑재한 이 배는 쌍룡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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