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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헌 나간 자리에 박건우 … 여전히 매서운 ‘곰 방망이’

중앙일보 2018.03.21 00:02 경제 10면 지면보기
김재환은 지난해 홈런 35개를 친 왼손 거포다. 올해 박병호(넥센), 최정(SK) 등과 함께 홈런왕 경쟁을 펼칠 후보다. 지난 13일 광주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김재환. [뉴스1]

김재환은 지난해 홈런 35개를 친 왼손 거포다. 올해 박병호(넥센), 최정(SK) 등과 함께 홈런왕 경쟁을 펼칠 후보다. 지난 13일 광주에서 열린 시범경기에서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김재환. [뉴스1]

프로야구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두산 걱정’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두산은 2015~17년,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두 차례 우승(2015~16년)했다. 3년간 승률은 0.598(256승 4무 172패)로 1위다. 지난해 타선의 집단 부진으로 시즌 초반 중위권을 헤맸는데도 결국 후반기 상승세를 타며 KIA와 선두 다툼을 벌였다.
 

‘프로야구 만년 우승 후보’ 두산
한화 14-2로 대파, 시범경기 3승
김재환·허경민·최주환 건재
미래 4번 김민혁도 ‘화력 시위’
잠실 쓰면서도 지난해 홈런 2위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는 ‘전력의 절반 이상’이라는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새 얼굴로 바뀌었다. 톱타자 민병헌(롯데)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장기로 치면 차·포가 빠진 격. 어느 때보다 많은 변수를 안고 시즌을 시작하지만, 그럼에도 두산은 여전히 강해 보인다.
 
두산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14-2로 승리했다. 시범경기 3승(3패)째다. 두산은 1-2로 뒤진 6회 말 박건우의 스리런포에 이어 김재환의 투런포로 5점을 내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교체된 6회에도 상대 실책과 집중타로 8점을 보태 승리를 결정지었다.
 
홈런포로 기선 제압하고, 집중타로 상대 혼을 빼놓는 두산의 ‘승리 공식’대로 경기가 풀렸다. 두산은 지난해 팀 타율 0.294로 KIA(0.302)에 뒤진 2위였지만 조정득점생산력(wRC+)은 116.9로 1위였다. wRC+는 팀 득점을 구장별 특징을 반영해 수치화한 것이다. 똑같은 경기장을 사용한다면 두산이 가장 득점력이 높다는 의미다.
 
홈런포는 두산의 자랑이다. 지난해 두산은 홈런 178개로 SK(238개)에 이어 2위였다. 최근 3년간 홈런 수도 SK(561개)에 이어 2위(501개)다. KBO리그에서 홈에서 펜스까지 거리(가운데 125m, 좌·우 100m)가 먼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괴력이 더 돋보인다. 원정 경기 홈런 수에선 두산(115개)이 SK(105개)보다 오히려 10개 더 많다.
 
지난해 홈런 41개를 합작한 민병헌(14개)과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27개)가 빠졌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이날 홈런을 날린 박건우와 김재환 등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시범경기에서 활약 중인 ‘거포 유망주’ 김민혁도 눈에 띈다. 지난 시즌 26홈런을 친 오재일과 새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시범경기에서 다소 부진하지만 허경민, 최주환 등의 타격이 매섭다.
 
박건우

박건우

박건우는 올해 두산 타선의 키플레이어다. 지난해 타율 0.366, 20홈런·76타점을 기록했다. KIA 유격수 김선빈(0.370)에 4리 뒤져 타격왕 타이틀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펀치력을 보유했다. 데뷔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박건우는 2016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LG)를 대신해 주전 좌익수로 올라섰다. 올해는 롯데로 떠난 민병헌의 톱타자 자리를 물려받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박건우를 줄곧 1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지난해 주로 3번 타자로 나선 박건우는 3구 이내 승부를 즐기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초구부터 자신 있게 스윙한다. 박건우가 4번 타자 김재환 앞에 배치됐을 때 상대 투수들은 박건우에게 정면 승부를 걸었다. 박건우도 이를 잘 이용했다.
 
박건우는 시범경기 6경기에서 타율 0.350(20타수 7안타), 2홈런·5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순 변화가 타격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 하지만 1번 타자는 출루에도 신경 써야 한다. 적극적인 공격 성향이 팀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박건우도 이 점을 고민하고 있다.
 
김재환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꿈꾼다. 만년 유망주에 그치다 데뷔 8년 만인 2016년 주전으로 도약한 김재환은 그해 홈런 37개를 쏘아 올렸고, 지난해에는 35개를 쳤다. 2년 연속 3위였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국내 타자 중 최초로 2년 연속 30홈런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잠실구장에서만 홈런 20개를 쳤다. 올 시즌 홈런왕 경쟁 구도는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박병호(넥센)와 2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에 오른 최정(SK)에게 집중된다. 하지만 김재환도 유력한 후보다. 이날 시범경기 첫 홈런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안타 1개를 추가한 김민혁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빠른 스윙 스피드와 타고난 힘을 자랑하는 그를 두고 김태형 감독은 ‘미래의 4번 타자’로 점찍었다. 지난해 1군 18경기에서 타율 0.190에 그쳤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2홈런·9타점을 기록하며 1군 진입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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