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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해독키 제공 합법” 러 대법원 판결에 텔레그램 불복 “시민권리 침해”

중앙일보 2018.03.21 00:02
암호해독키 제공을 둘러싸고 텔레그램 측과 러시아 연방보안국과의 법정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암호해독키 제공을 둘러싸고 텔레그램 측과 러시아 연방보안국과의 법정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러시아에서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 운영사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사이의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FSB가 영국 런던에 등록된 텔레그램사에 암호화된 메신저 내용 해독을 위한 키(Key)를 제공하라고 명령한 데 텔레그램사가 명령 이해를 거부하며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대법원은 FSB의 명령을 무효로 해달라는 텔레그램사의 소송을 기각했다.
 
대법원은 FSB의 명령이 합법이라며 이같이 판결했다.
 
뒤이어 러시아 미디어‧통신 감독기관 ‘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 역시 텔레그램사에 15일 이내 암호 해독 키를 FSB에 제공하라고 통보했다.
 
로스콤나드조르는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 내 텔레그램 메신저 차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텔레그램사는 대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상소 의사를 표명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텔레그램사 측 변호사는 “텔레그램은 이용자들의 교신 비밀을 보호하는 것을 의무로 여긴다”며 “FSB 명령을 이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전히 FSB의 명령이 시민적 권리를 훼손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에 FSB 측은 해당 명령이 시민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반박했다.
 
FSB는 지난 2016년 7월 명령을 통해 모든 인터넷 정보 사업자들에게 온라인 통신 암호 해독 자료를 제공하도록 요구했다. 암호화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이 테러에 이용될 수 있음을 근거로 들었다.
 
텔레그램이 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FSB가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모스크바 구역 법원은 지난해 10월 텔레그램사에 80만 루블(한화 1500만 원)의 과태료를 내라고 판결했다.
 
텔레그램사는 과태료 납부를 거부하고 항소심을 거쳐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결국 기각당했다.
 
텔레그램사가 암호 해독 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FSB와의 법정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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