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진미석 (서울시립대 초빙교수·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과학기술의 변화, 정책, 그리고 가치관 변화가 우리의 삶과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기성세대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디지털 시대에 맞게 안정되고 잠재력 있는 직업세계를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새롭게 창출한 직종과 일자리에서 젊은 층이 기회를 펼칠 수 있도록 경제적·사회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아이들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공유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어릴 때부터 길러줘야 한다.
무엇보다 직업의 롤모델을 아이들에게 연결해 주는 일이 필요하다. 필자팀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5년간 온라인 진로멘토링을 통해 20만 명 이상의 농산어촌 학생에게 1000명이 넘는 멘토를 연결해 수업을 진행했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실시간으로 학생들이 새롭고 다양한 분야의 직업인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들의 미래 가능성을 확인하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멘토들의 직업은 모두 다르지만 학생에게 유익한 특성이 있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한 멘토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건강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직업을 연결시켰고 경제적 여건이나 고용 안정과는 별개로 일을 통해 행복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것은 직업세계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며 청소년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아이 하나를 제대로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학교와 교사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혁신을 선도하는 기성세대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정책적으로 더 많은 어른이 참여할 수 있는 멘토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지원과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