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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사진 걸린 포항 마을회관 … “누가 대통령 되려 하겠나”

중앙일보 2018.03.15 01:28 종합 6면 지면보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한 14일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선 ‘정치 보복’ 의혹을 제기했지만 “검찰 수사를 통해 잘못이 밝혀진다면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전 대통령이 유년 시절을 보낸 고향 마을인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덕성1리)은 뒤숭숭했다. 마을 주민 30여 명은 대부분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하자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의 잘못이 전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같은 고향 출신 전직 대통령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한 직후인 이날 오전 10시쯤 덕성1리 마을회관에선 조규자(80·여)씨가 씁쓸한 표정으로 TV를 보고 있었다. 마을회관 안에는 이 전 대통령이 이 마을을 찾았을 때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사진 속에는 이 전 대통령과 친형 이상득 전 의원, 부인 김윤옥 여사 등 가족 모습도 눈에 띄었다. 조씨는 “정치를 잘 몰라 정확히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지만 기분이 좋지 않다”며 “이 전 대통령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는지 문재인 정부가 그를 괴롭히는 것 같아 TV 보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1리 마을회관에서 한 주민이 회관 안에 걸려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김정석 기자]

14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성1리 마을회관에서 한 주민이 회관 안에 걸려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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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을 하고 있던 유순옥(87·여)씨는 “대통령만 하고 나면 저렇게 잡혀 들어가니 이제 대통령을 아무도 하지 않으려 할 것 같다”며 한숨지었다.
 
허정(75)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도로 끝냈으면 됐지 너무한 것 같다. 대통령 재임 시절 높았던 권력이 무상하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선 이 전 대통령을 안타까워하는 고향 마을 주민들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포항시 남구 대잠동에 사는 김모(74)씨는 “대통령 재임 중에도 각종 의혹이 많았는데 검찰 조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활동하는 손광운 변호사는 “검찰의 이번 수사가 정치 보복 성격으로 흘러가서는 결코 안 되겠지만 국가 최고지도자의 부정이 있었다면 적폐를 청산하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단호하고 엄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시 효자동에 사는 박모(39·여)씨는 “전직 대통령이 또 검찰 조사를 받는 건 안타깝지만 지은 죄만큼 겸허히 죗값을 치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포항·전주=김정석·김준희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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