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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운동, 샐러리맨 신화, 대통령, 피의자 … 영욕의 MB

중앙일보 2018.03.15 01:14 종합 5면 지면보기
평사원으로 출발해 12년 만에 사장을 거쳐 대통령까지 된 ‘샐러리맨의 신화’에서 검찰 포토라인에 선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 14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인생 역정이다.
 
MB는 1941년 12월 19일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7남매 중 다섯째였다. 가난과의 전쟁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생 때는 뻥튀기 장사를 했고, 고려대 경영학과 시절에는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등록금을 마련했다. 가난을 피해 군에 자원입대했지만 기관지확장증 진단으로 강제 퇴소당했다. 군 전역 후 MB가 택한 길은 학생운동이었다. 64년 박정희 대통령이 한·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자 ‘굴욕외교’라며 학생시위를 주도했다. 이 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6개월을 복역한다.
 
회사원으로서 MB는 신화였다. 65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5년 만에 이사가 됐고 10년 만에 부사장, 12년 만에 사장, 23년 만에 회장이 됐다. 그의 성공기는 90년 ‘야망의 세월’이라는 드라마로 전국에 전파됐다.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뒷줄 왼쪽부터) 등 친이계 인사들이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뒷줄 왼쪽부터) 등 친이계 인사들이 1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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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국민당을 창당하고 대선에 도전하자 MB는 여당인 민주자유당에 입당해 92년 14대 총선에서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96년 15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 소속으로 서울 종로에 출마한다. 당시 청문회 스타인 노무현 후보, 4선의 이종찬 후보 등과 맞붙어 승리했다.
 
하지만 98년 선거법 위반으로 4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자 MB는 정계를 떠나 미국으로 간다. 워싱턴 근교의 좁은 아파트에서 가구 없이 빈 박스 위에 전화기를 올려놓고 살며 절치부심했다.
 
MB는 2000년 8월 15일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됐고 2002년 서울시장에 도전해 성공한다. 청계천 복원을 공약으로 내세워 실현했고 서울광장·버스중앙차로 등의 업적을 쌓는다. 대통령 도전의 결정적 토대가 됐다.
 
2006년 6월 서울시장에서 퇴임한 이명박은 ‘한반도 대운하’ 등을 내걸며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다. 이듬해 8월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한나라당 당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누르고 대선 후보가 됐다. 그리고 “밥 처먹었으니 경제는 꼭 살려라”고 한 CF 광고처럼 경제를 내세워 17대 대선에서 49%의 득표율로 당선된다. 2위와 531만여 표 차의 압승이었다.
 
그러나 권력의 정점에서 신화는 빛이 바랬다. MB는 취임 초에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내각 파문에 휩싸였고 3월엔 친박 공천 배제로, 4~5월에는 광우병 쇠고기 파문으로 홍역을 치렀다. 결국 취임 100일도 안 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2008년 5월 22일)며 사과 회견을 했다.
 
대운하 대신 추진한 4대 강 사업은 임기 내내 논란이 됐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 측근 그룹들의 각종 비리도 터져 나왔다.
 
다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고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등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미국발 금융위기 등을 무난히 넘겼고, 녹색성장을 앞세워 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다시 불거진 BBK와 다스 실소유주 문제 등은 오래된 의혹이다. 2007년 대선 때 당 경선과 본선에서 뜨거운 이슈였다. 2008년 2월 정호영 특검팀이 해당 의혹에 대해 “근거가 없었다”고 결론을 냈지만 MB는 10년 만에 검찰에 소환되는 신세가 됐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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