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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필리핀 관광청 서울지사 상술이 부른 '보라카이 혼돈'

중앙일보 2018.03.14 10:46
보라카이 폐쇄여부 쉬쉬하는 필리핀 관광청…한국인만 봉? 
필리핀의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섬의 폐쇄여부를 둘러싸고 필리핀 관광청과 서울지사가 각기 다른 설명을 내놓아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프레데릭 아레그레 필리핀 관광청 차관보는 “필리핀 관광청이 (환경 개선을 위한)보라카이 폐쇄 시기를 6~9월 사이로 보고 있다(DOT eyes Boracay shutdown between June and September)”며 “이 기간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적게 찾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보카라이 관광업계에 최소한의 타격을 주기위해 6~9월 사이 보라카이를 잠정 폐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라카이 폐쇄와 관련된 소식을 전한 13일자 CNN 기사.

보라카이 폐쇄와 관련된 소식을 전한 13일자 CNN 기사.

 
그는 이미 예약한 관광객들에게는 “보홀ㆍ세부ㆍ시아가오 등 다른 필리핀 관광지로 다시 예약하기 바란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계획된 60일이 (환경 복구에)충분하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같은 날 필리핀 관광청 서울지사 측은 국내 A 뉴스통신사를 통해 “잠정 폐쇄 전망은 사실무근이다. 잠정폐쇄는 현 상황과는 동떨어진 얘기”라고 밝혔다. 이 매체는 또 “필리핀 관광청이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필리핀 정부의 휴양지 보라카이 잠정적인 폐쇄 결정 가능성을 13일 일축했다”고 전했다.  
 
필리핀 현지 관광청 차관보의 발언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여행업계와 관광객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현지 언론에선 6~7월 잠정 폐쇄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국 지사만 엉뚱한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필리핀 보아카이 해변.[사진=필리핀관광청]

필리핀 보아카이 해변.[사진=필리핀관광청]

 
보라카이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200만명을 넘었으며, 이중 한국인은 38만명에 달했다. 중국인 다음으로 큰 고객이다.  
 
이에 따라 필리핀 관광청 서울지사 측의 발표가 한국인 관광객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필리핀 현지 담당부처 차관보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보라카이 외 다른 관광지를 다시 예약하라고 권고한 것은 최종 결정은 나진 않았지만 보라카이가 폐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지사만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당장의 관광객 감소를 우려한,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 얄팍한 상술에서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유명 관광지를 홍보하는 관광청에서 이처럼 거짓 정보를 제공할 경우 관광객들의 신뢰도는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보라카이 환경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경고했다. [AP=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보라카이 환경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경고했다. [AP=연합뉴스]

 
필리핀 관광 대란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는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이슬람국가(IS)가 남부 민다나오섬의 말라위를 점령하는 바람에 섬 전체에 계엄령이 떨어져 외국인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반면 동남아 관광대국인 태국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 대조를 보이고 있다. 태국 정부는 영화 ‘더 비치’의 배경인 태국 피피섬의 마야해변이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해 오는 6~9월 폐쇄된다고 지난달 밝혔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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