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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해소 vs 대여료 상승 … 제주 ‘렌터카 총량제’ 논란

중앙일보 2018.03.14 01:49 종합 20면 지면보기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한 렌터카 업체 차고지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제주도는 도내 교통혼잡을 줄이기위해 ‘렌터카 총량제’를 실시키로 했다. [최충일 기자]

제주시 노형동에 있는 한 렌터카 업체 차고지에 차량이 주차돼 있다. 제주도는 도내 교통혼잡을 줄이기위해 ‘렌터카 총량제’를 실시키로 했다. [최충일 기자]

제주도가 도내 교통혼잡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렌터카 규모를 감축하고 신규 등록도 제한키로 했다.
 
제주도는 13일 “과잉 공급 지적을 받고 있는 제주도내 렌터카 중 7000여 대를 줄이고 신규 등록을 제한하는 ‘렌터카 총량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제주도가 렌터카 총량제에 나선 것은 적정 대수보다 많은 렌터카 때문에 도내 주요 도로의 지·정체가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지난해 3월 제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용역 결과 제주도내 렌터카의 적정 운행대수는 2만5000대로 분석됐다. 제주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3만2053대의 렌터카가 운행 중이어서 적정 운행규모를 28%(7053대)가량 초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렌터카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줄여 관리하는 렌터카 총량제를 도입키로 했다. 총량제는 렌터카 공급 과잉에 따른 교통량 증가와 업계 경영난 등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주도내 렌터카 수는 2013년 1만6423대에서 2014년 2만720대, 2015년 2만6338대, 2016년 2만9596대, 2017년 3만2053대까지 늘어났다. 제주도는 이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는 렌터카가 5만151대까지 늘어나 지난해 말보다 56.5%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규진 제주교통연구소장은 “도로 점유율이 70~80%에 달하는 제주 지역 렌터카는 도내 관광지를 하루 종일 돌아다니는 만큼 도로 점유율이 20~30%에 불과한 일반 승용차보다 훨씬 더 교통 흐름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렌터카 규모를 줄일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지난달 28일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 개정되면서 ‘자동차대여사업 수급계획의 수립 등에 관한 특례’가 생긴 것이다. 제주도는 이번 개정으로 자동차 관리법상의 ‘자동차 운행제한’ 권한이 국토교통부 장관에서 제주도지사로 이양됨에 따라 차량 수급계획을 직접 수립할 수 있게됐다. 제주도는 수급조절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동차대여 사업 등록을 3년 범위에서 제한할 수 있게 됐으며, 2년 단위로 제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오정훈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오는 20일을 전후로 개정된 법이 공포되면 업계의 의견 수렴과 세부 수급계획 수립 등을 거쳐 9월부터는 총량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 지역의 렌터카 총량제는 향후 3년간 신규 등록을 제한하고, 차령 초과에 따른 노후 렌터카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추진된다. 내년 말까지 도내 렌터카의 약 25%인 8000여 대가 차령 초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돼 1차 감축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렌터카의 차령 제한은 5년이며, 2회에 한해 1년씩 연장할 수 있다.
 
렌터카 총량제에 따른 업계와 관광객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업체간 과잉경쟁을 벌여온 제주의 렌터카 업계는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렌터카 초과 공급으로 인해 원가 이하의 가격에 차량을 공급해왔기 때문이다. 업계는 총량제 도입이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관광객들은 렌터카가 줄어들면 차량을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대여료가 올라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의 62.5%가 렌터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 경우 섬 곳곳에 있는 관광명소나 비경 등을 직접 둘러보기 위해 대중교통보다 렌터카를 선호하는 추세가 강하기 때문이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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