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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지역인재 채용률 부산은 1위, 울산은 꼴찌 왜

중앙일보 2018.03.14 01:46 종합 20면 지면보기
6.1→5.1→7.3→4.5%
 
울산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2014~2017년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다. 4년 연속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최하위다. 지난해는 전국 평균(14.2%)보다 무려 9.7% 포인트 낮았다.
 
바로 옆 부산혁신도시의 분위기는 정 반대다. 지난해 지역인재 채용률이 31.3%로 전국 1위다. 경남 진주혁신도시의 채용률 역시 11.5%로 울산을 크게 웃돈다.
 
지역인재 채용은 지난해까지 권고사항이었다가 지난 1월 국토교통부가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의무사항이 됐다. 올해부터 해당 공공기관은 지역인재를 전체 정원의 18% 이상 뽑아야 한다.
 
울산 주요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울산 주요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울산혁신도시에서 채용률 18% 룰을 지켜야 하는 공공기관은 한국석유공사·한국동서발전·근로복지공단 등 5개다. 내년 상반기 이전 예정인 한국에너지공단 역시 이 룰을 따라야 한다. 지역인재 여부는 최종 학력을 기준으로 정한다. 보통 해당 지역 소재 대학 졸업자다.
 
울산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은 울산에 4년제 대학이 국립대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사립대인 울산대 두 곳뿐이라 채용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한 공공기관 인사 담당자는 “법으로 정해진 18%를 목표로 하지만 인재 풀(Pool)이 너무 좁다”며 “다양한 우수 인재를 뽑고 싶은데 지역인재로 할당량을 채우려니 애로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기관의 채용 담당자는 “UNIST 졸업생은 거의 지원하지 않아 사실상 채용 대상이 울산대뿐”이라며 “경쟁이 심하지 않으니 대학이 인재 양성과 학과 신설 같은 채용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은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다. 국립대인 부산대·부경대를 비롯해 4년제 대학이 14개나 있다. 김정수 부산시 혁신도시 지원팀장은 “대학이 많아 인재 풀이 넓은 데다 교통이 편리하고 살기 좋아 학생들도 지역 공공기관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러다보니 울산에 있는 공공기관 중 전국에 본부·지사를 둔 근로복지공단·한국산업인력공단은 자구책으로 예외조항을 이용해 지역인재 채용 부담을 줄이고 있다.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서 별도로 채용하거나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서 5년 이상 근무하는 조건으로 채용하는 경우 채용 비율에 예외를 둔다’는 조항을 통해서다. 이들 기관은 전국이 아닌 울산이 포함된 부산지역본부를 기준으로 지역인재 채용 인원을 정한다. 가령 올해 전국에서 320명을 뽑을 근로복지공단은 320명이 아닌 부산지역본부 채용 인원인 50~60명의 18%를 울산에서 뽑으면 된다.
 
정부는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 채용률을 매년 3% 포인트씩 높여 2022년 30%로 확대할 방침이다. 울산에 자리잡은 공공기관의 인력 수급 불균형도 해마다 커질 전망이다. 인재 풀이 좁고, 지역인재 정원을 늘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의무 채용률에 맞춰 지역인재 정원을 늘리다 보면 울산에서 뽑은 인력을 대구·대전 등 다른 지역에 전출 보내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재 풀을 넓히기 위해 대학을 다른 지역에서 졸업했더라도 초·중·고교를 울산에서 다녔으면 지역인재에 포함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대학 졸업자보다 이들의 지역 연관성이 훨씬 높다는 이유에서다. 문병원(자유한국당) 울산시 의원은 “지역인재 기준을 지역 사정에 맞게 정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학의 반발이 변수다. 울산시 관계자는 “그럴 경우 서울·부산 등 특정 지역 대학만 살아남고 나머지 지역 대학들은 죽는다”며 “장기적으로 울산대의 정원·학과를 늘려 지방 대학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의원(울산 남구을)은 “채용률을 지키지 않으면 페널티를 주는 방식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바꿔 공공기관 스스로 지역인재를 채용하게끔 하는 법안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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