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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 정치논리 아니라 시장논리 따라야”

중앙일보 2018.03.14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가 13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일본의 노동개혁 현황과 한국에 주는 시사점에 대한 강연을 마치고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가 13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일본의 노동개혁 현황과 한국에 주는 시사점에 대한 강연을 마치고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일본의 노동시장 개혁은 정치 논리가 아니라 시장 논리로 이뤄졌다”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사진) 일본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의 말이다. 후카가와 교수는 13일 오전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일본의 노동개혁 현황과 시사점’을 주제로 강연하고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아베노믹스 1기(2013~2015년)는 디플레이션 심리 개선이 최우선 목표였다. 가격이 더 내려갈 거란 생각에 좀처럼 지갑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의 충격으로 상당수 기업이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임금은 정체됐다. 임금 상승률이 낮으니 디플레이션 심리도 개선되기 어렵고 소비가 정체됐다”
 
아베노믹스 2기(2015~2016년)는 노동시장 개혁에 초점이 맞춰졌다. 빠른 고령화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해졌다. 노동력 투입을 늘리든, 생산성을 끌어올리든 대책이 필요했다. 일본의 노동 시장은 유연성이 떨어졌다. 근로시간은 길고 생산성은 낮았다.
 
일본 정부는 근로시간을 주 45시간으로 제한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없이 동일한 노동을 하면 동일 임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여성과 고령층, 장애인까지 노동 시장에 편입됐고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노동력이 귀해진 만큼 노동시간 단축 등 근로자들이 원하는 조건을 맞춰주려는 분위기가 생겼다. 최근 일본 정부는 프리랜서에 관한 법을 통과시키려 노력 중이다.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이 크게 늘었지만,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에 법으로 보호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에서는 노동조합이 일종의 정치 기반이 됐다”며 “노동 개혁을 정치 논리로 한다”고 꼬집었다. “1998년 외환위기 때도 정리해고가 너무 많아서 제대로 된 노동개혁은 못 했다. 대량해고를 겪은 사람들이 강성 노조가 되고, GM처럼 회사가 없어지게 생겼는데 권리만 주장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등 자꾸 시장논리를 왜곡하는 방향으로만 왔다”
 
그는 또 “임금피크제도 애매한데, 정년이 유지되는 동안 계속 임금이 오른다는 것은 무리다”며 “자본주의에서 생산성보다 많은 임금은 줄 수가 없는 게 원칙이다”고 지적했다. 연금도 문제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은 연금 대신 부동산 투자를 한 셈이라 부동산이 무너지면 노년층도 끝”이라며 “한국도 5년 뒤면 은퇴자가 쏟아져 나올 텐데, 정부가 노년층을 언제까지 얼마큼 보장해줄지 보텀 라인을 지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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