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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맥주 한국이 만들고, 한국 딸기 홍콩인이 먹는다"

중앙일보 2018.03.14 00:01
홍콩엔 이렇다할 맥주 공장이 없어요. 그래서 블루 걸(란메이, 藍妹)이라는 홍콩 브랜드의 맥주가 한국에서 OEM 형태로 생산이 되어 홍콩에서 팔리죠. 한국과 홍콩은 분명 협력할 여지가 무궁무진합니다.
 
 [출처: 블루걸 홈페이지 캡처, 이매진차이나]

[출처: 블루걸 홈페이지 캡처, 이매진차이나]

3월 7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홍콩을 통한 중국/아시아 진출전략 설명회'에서 만난 홍콩 무역발전국의 벤자민 야우 한국 지부장 이야기다. 야우 지부장은 중화권을 비롯한 전세계 수출시장의 교두보로 홍콩을 지목했다. 우선 한국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한국 옷, 음식, 음료, 화장품 등이 홍콩에서 잘 팔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홍콩 슈퍼마켓에서 더 많은 한국 제품들을 볼 수 있다"면서 "심지어 한국 쌀, 한우, 막걸리, 딸기 등도 팔리고 있다.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본토와 달리 사드 영향이 미미했던 덕이다.  

 
홍콩 브랜드이지만 한국에서 OEM해서 생산된다는 블루걸 맥주 [출처: 블루걸 홈페이지 캡처, https://www.bluegirlbeer.com/age]

홍콩 브랜드이지만 한국에서 OEM해서 생산된다는 블루걸 맥주 [출처: 블루걸 홈페이지 캡처, https://www.bluegirlbeer.com/age]

그는 대륙 소비 시장의 테스트베드로도 홍콩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야우 소장은 "매년 5000만명의 중국인들이 홍콩에 방문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기업에게 있어 쇼케이스, 트렌드 파악의 장소로 홍콩이 안성맞춤이다"고 말했다.  

물론 홍콩에 장밋빛 전망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살인적인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홍콩에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아시아에서 주택 가격이 가장 비싼 홍콩의 고급주택 가격은 평당 1억6천만원에 달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18년 3월 8일 보도했다. 홍콩에서 100만 달러로 살 수 있는 주택 규모는 22㎡(6.7평)에 불과했다. 평당 가격으로 따지면 평당 1억6000만원이다. 중국 본토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홍콩 내에서는 올해 1월 1일 중국 공산당의 홍콩 내정 간섭과 독재정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홍콩인들은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에 들어와 자신들의 일자리가 빼앗긴다는 '박탈감'도 느끼고 있다. 바로 눈 앞의 광둥성은 저 만치 앞서가는데 홍콩은 뒤쳐진다는 소외감도 있다.
이같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홍콩이 투자처로서 지닌 매력은 무엇일까. 이날 연사로는 홍콩에 거점 사무소를 개설한 인천항만공사의 강여진 과장과 이병구 홍콩 유니월드 상무(공인회계사)가 참석해 홍콩의 사업환경에 대해 조언했다. 다음은 세미나 주요 내용.
 
왼쪽 세 번째가 홍콩 무역발전국의 벤자민 야우 한국 지부장, 오른쪽 첫째가 이병구 홍콩 유니월드 상무, 오른쪽 둘째가 강여진 인천항만공사 과장.[출처: 홍콩 무역발전국]

왼쪽 세 번째가 홍콩 무역발전국의 벤자민 야우 한국 지부장, 오른쪽 첫째가 이병구 홍콩 유니월드 상무, 오른쪽 둘째가 강여진 인천항만공사 과장.[출처: 홍콩 무역발전국]

한국-홍콩간 전 분야 교류...7년연속 100만명 이상 한국인이 홍콩 방문
이자, 배당소득 비과세에 상속, 증여세가 없는 홍콩
벤자민 야우=홍콩은 지적재산권 보호에 강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내외국인을 동등하게 대우하며 강력한 투자자 보호제를 채택하고 있다. 세제 역시 중국 본토와 완전히 다른 시스템이다. 개인소득세가 15%이며 수출입 관세가 없다. 전자제품 부품 등을 홍콩으로 수출할 때 세금이 없다. 주류세도 없다(고도수의 알코올은 일부 관세가 붙지만 와인은 무관세다). 한국 한우나 막걸리를 홍콩에 수출해도 세금이 없다. 또한 홍콩-중국 이중과세 방지도 된다.  
법인세의 경우 소득 200만 홍콩달러 이하 기업은 8.25%, 소득 200만 홍콩달러 이상 기업은 16.5%를 낸다. [출처: 홍콩 무역발전국]

법인세의 경우 소득 200만 홍콩달러 이하 기업은 8.25%, 소득 200만 홍콩달러 이상 기업은 16.5%를 낸다. [출처: 홍콩 무역발전국]

홍콩과 한국은 인적, 기업 측면 교류도 활발하다. 매일 한국-홍콩 간 35회 이상 항공편이 있다. 2017년 한국 관광객 149만명이 홍콩을 방문했다. 이는 7년 연속 100만명 이상의 기록이다. 홍콩 관광객은 연 66만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홍콩 인구(739만명)를 생각하면 엄청난 숫자다. 한국 기업 (토니모리, 메디힐, 대우증권, 하나은행, 경남제약, 스파오, 스쿨푸드, BBQ 등)역시 홍콩에 많이 진출해 있다. 홍콩 기업(케리 로지스틱스, 남기분면, 스타카토, 지오다노 등 )역시도 한국에 진출해 있다.  
 
[출처: 홍콩 남기분면 홈페이지 캡처]

[출처: 홍콩 남기분면 홈페이지 캡처]

 

홍콩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들 [출처: 차이나랩]

홍콩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들 [출처: 차이나랩]

 
홍콩은 활발한 물류 거점이자 무역의 도시다. 세계 인구 절반이 5시간 이내에 홍콩에 도착할 수 있다. 아시아 주요국들과의 거리도 4시간에 불과하다. 홍콩은 하나의 도시이지만 한국(1조512억 달러)과 비교해도 총 무역액이 1조556억 달러로 오히려 한국보다 많을 정도다.  
 
그만큼 홍콩은 한국기업들에게 기회다. 많은 한국기업들이 홍콩을 발판으로 삼아 동남아를 비롯한 전세계로 진출한 사례들이 많다. 한국-홍콩간의 무역 역시 발전을 거듭해왔다. 한국의 대외 무역에서 홍콩은 수출 4위(1위 중국 2위 미국 3위 베트남)다. 또한 무역수지 흑자 측면에서도 홍콩은 중국에 이어 2위(372억 달러)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대(對) 홍콩 수출은 98% 증가했다. 한국에게 홍콩은 '무역효자'인 셈이다.  
 
홍콩은 인구 739만 명에 국토도 좁지만 1인당 GDP가 4만3500달러에 달한다.[출처: 차이나랩]

홍콩은 인구 739만 명에 국토도 좁지만 1인당 GDP가 4만3500달러에 달한다.[출처: 차이나랩]

하나 염두에 둬야할 사실은 홍콩을 볼 때는 홍콩 단일 시장만 볼 게 아니라 중국 중앙정부가 강력히 추진중인 '주강 삼각주 경제권'을 봐야 한다는 점이다.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 통합한 주강 삼각주 경제권은 중국 전체 GDP의 13%, 면적은 5만 제곱킬로미터, 인구 1억명에 달한다. 중국은 향후 이 곳을 '그레이터 베이'지역으로 해서 고도화된 산업군, 금융허브, 관광산업 메카로 조성할 계획이다.  

 
세계 최장 해상다리인 강주아오까지 해서 교통체계와 물류 해운을 통합할 예정이다. 홍콩에 한국기업이 법인을 세울 경우 누릴 수 있는 이득은 또 있다. 중국과 홍콩이 맺은 CEPA 협정에 의한 혜택이다. 홍콩 서비스업자 인증을 받을 경우 외국기업이라도 CEPA 혜택을 누릴 수 있다.  
① 홍콩 내에 설립된 회사(홍콩 사업 등록증 취득 필요)② 최소 3년 이상 홍콩 내 사업운영 경험(건설·금융서비스·보험 관련 산업은 최소 5년)* 건설및 엔지니어링: 최소 5년/ * 은행은 홍콩 통화청에서 라이선스 취득후 5 년 이상 사업운영 또는 지점 2년 및 현지법인 3년 이상 운영/ * 보험, 국제해운대리 서비스는 법인 형태로 5년이상③ 사업 운영기간 동안 홍콩 내 법인세 납부④ 홍콩 지점 내 직원 50% 이상이 홍콩인일 것
 
인천항만공사 강여진 과장=제가 3년전에 혼자 나가서 인천항만공사 홍콩사무소를 개소했다. 1인 주재원으로 나가도 운영 등에 문제가 없을지를 고민해서 홍콩을 택했다. 인천항만공사가 첫 해외거점으로 홍콩사무소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인천항만공사 전체 물류의 60%가 대 중국 물류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항 최대교역국인 중국과 연계가 가능하면서도 기존 북중국 위주의 비즈니스에서 남중국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홍콩이 최적이었다.  
 
여기에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 교두보까지 고민한 끝에 홍콩을 선택했다. 홍콩이 금융허브이기 때문에 투자 유치를 감안해서도 홍콩을 선택했다. 홍콩에서는 제가 부지런히 움직이면 전세계를 커버하는 효과가 있었다. 중국 본토, 남중국, 동남아까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홍콩에서는 연락사무소 개설은 신청후 1주 이내에 가능하고 해외 지사도 신청후 2주면 가능하다. 영어와 광둥어, 만다린도 소화해내는 것은 물론 임금 대비 우수한 인력이 많고 노동시장이 유연하다.
 
다만, 한국보다 근속기간이 짧은 점은 고려해야 하고 산업별로 임금격차는 큰 편이다. 홍콩에서는 인적 네트워킹을 할 때 첫 접촉이 어렵고 네트워크 구축에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관계를 맺고 나면 유연하고 합리적이면서 빠른 업무 진행이 가능하다. 그래서 기복이 없고 꾸준하게 사업을 계획할 수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 다만 부동산 임차비용과 생활물가가 한국보다 높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샤오미도 미국 가려다 홍콩 왔다...중국기업도 홍콩의 장점 이용
이병구 공인회계사 홍콩 유니월드 상무=인천에서 제일 큰 바이오 시밀러 회사인 C사의 홍콩 법인을 저희가 관리한다. 중국 바이어들조차도 홍콩에서 한국 기업들과 만나곤 한다. 홍콩을 중간에 쿠션역할로 끼고 일하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좋다. 샤오미도 미국주식 시장으로 가려다가 홍콩으로 왔다. 중국기업들조차도 홍콩의 장점을 이용하는 걸 볼 수 있다.  
홍콩은 법인세율 16.5%, 개인소득세 15%이다. 16.5%는 법인 중에서 소득이 200만 홍콩 달러 이상의 법인에 해당하고 소득 200만 홍콩달러 이하 기업은 8.25%를 낸다.(한국은 법인세가 22%인데 개인소득세까지 합치면 거의 45%에 달한다) 홍콩은 이자, 배당소득은 비과세이고 상속, 증여세가 없다. 또한 홍콩 기업이라도 홍콩 역외에서 수익 행위를 했다면 홍콩에서는 과세를 하지 않는다. 즉, 오프쇼어 소득은 비과세다. 무관세에 부가세가 없는 것도 장점이다.(단 예외조항이 있는데 홍콩을 경유할 경우에는 중국 배당금을 한국에서 공제하는 것은 불가)
홍콩의 유리한 조세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한국 기업에도 이익이다. 예를 들면 한국의 한 온라인 기업은 홍콩을 통해 베이징 법인과 홍콩 법인의 자금 이체와 송금 문제를 해결했다. 이 기업은 중국 개별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앱을 운영하고 있는데 실제 서버와 운영사는 베이징에 있다.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을 감안해 이 기업은 홍콩 법인을 설립했다. 이렇게 되면 홍콩 법인 명의로 알리페이와 위챗 페이를 등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법인 명의로 해서 결제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세금 측면에서도 상당히 유리하게 된다.  
 
한국 브랜드인 A랜드는 홍콩에 3개의 매장을 냈다. [출처: 홍콩 허슬 홈페이지 캡처]

한국 브랜드인 A랜드는 홍콩에 3개의 매장을 냈다. [출처: 홍콩 허슬 홈페이지 캡처]

한국의 한 중소 의류 브랜드는 광둥성의 회사(자금을 댐)와 홍콩에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에 의류 매장을 세웠다. 한국 회사가 갖는 지분은 50% 미만으로 했다. 매장 투자와 운영은 중국사에 맡기고 자신들은 의류 공급, 디자인 제공, 로열티 등으로 수입을 올리는 구조다. 이렇게 해서 홍콩에는 플래그십 매장을, 중국 광둥성, 마카오, 대만, 베트남 등에는 매장을 내고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상하이에 위치한 한국의 A 성형외과와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B 산부인과 역시 중국에 직진출을 하려고 했으나 합작 기업이 "홍콩에 법인을 설립한 뒤 합작하자"고 제안했다. 홍콩 법인을 설립한 뒤, 인허가를 쉽게 받았을 뿐 아니라 투자에 대한 배당금 배분도 홍콩 법인을 이용해 간편하게 해결했다. 진출뿐 아니라 법인 철수에도 홍콩은 도움이 된다. 중국에서 현지 법인을 40여개 뒀던 롯데 쇼핑을 보자. 법인 철수를 마흔개를 다 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그래서 롯데가 택한 전략은 롯데 쇼핑 홍콩 홀딩스의 지분 매각이었다. 즉, 홍콩은 진출뿐 아니라 엑싯 전략에도 유리하다는 뜻이다.  
 
인천 송도=차이나랩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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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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