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혜리 논설위원
북핵과 미투의 파고가 넘실대던 와중인 지난 9일 하루 동안 국내외 정치·사회·연예·스포츠 분야를 넘나들며 쏟아진 굵직한 뉴스들이다. 단 하루 새 이렇게 수많은 대형 사건사고가 쏟아진 지극히 이례적인 이날 오후 늦게 딱 한 줄짜리 인사 보도자료가 나왔다. '감사 이춘구'. 확인해보니 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성주)이 이춘구(61) 전 KBS 전주방송총국 보도국장을 감사로 임명했다는 내용이었다.
절차는 흠 잡을 데 없었다.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난해 12월 공모 절차를 거쳐 받은 지원자 11명 가운데 두 명을 복수 추천했고 기획재정부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9일자로 임명했다. 그런데 경력이 좀 특이했다. 이 감사는 2017년 11월 취임한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김성주(54) 이사장의 전주고 선배로, 전북대 법학과 졸업 후 KBS에서 전주방송총국 보도국장과 심의위원을 지냈다. 해당 분야에 대한 식견을 얼마나 갖췄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경력만으로는 재무회계와 기금운영 등 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 총괄을 해야 하는 국민연금 감사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건 분명하다. 오죽하면 국민연금 국민소통실(홍보실)에서조차 "업무 관련 경력은 전혀 아는 바 없다"고 했을까.
![2017년 2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까지 전주로 이전했다. 그해 11월 19대 전주 덕진구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주 이사장이 취임했고, 지난 9일 동향인 감사가 임명됐다. [사진 국민연금공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3/14/5b46d8eb-4915-4fb8-a4f5-c97e6db91166.jpg)
2017년 2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까지 전주로 이전했다. 그해 11월 19대 전주 덕진구 국회의원을 지낸 김성주 이사장이 취임했고, 지난 9일 동향인 감사가 임명됐다. [사진 국민연금공단]
뉴스가 쏟아지던 금요일 오후 늦게 슬그머니 낸 한 줄 짜리 인사 자료가 그래서 더 찜찜하다. 아마 분명히 우연이었겠지만. 안혜리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