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납치의 아베',이번에도 납치문제에 올인

중앙일보 2018.03.13 19:25
남북 정상회담과 북ㆍ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와 일본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테마는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다. 12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만난 고노 다로(河野太郎)외상은 “북한에 갔을 때 납북자 문제가 거론됐느냐”고 물었고, 13일 아베 총리도 서 원장에게 "핵 문제,미사일 문제, 납치 문제 해결은 일본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학재단 특혜의혹 관련 문서 조작 파문으로 최대 정치적 위기에 몰린 아베 총리가 12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학재단 특혜의혹 관련 문서 조작 파문으로 최대 정치적 위기에 몰린 아베 총리가 12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도 고노외상도 "납치 해결"
'사학재단 스캔들'정국 반전 노리나

일본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미국이나 한국을 움직여 납치 문제 해결을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당초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된다”던 아베 총리의 입장 변화에도 “이번 기회에 납치문제를 해결 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아베 총리는 북ㆍ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전세계에 타전된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도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는 과거 ‘정치인 아베’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던 테마다.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총리의 방북때 아베 총리는 관방 부장관 자격으로 수행단에 포함됐다. 당시 아베 부장관은 평양에서 “납치 문제에 대한 김정일의 사죄가 없다면 북·일 공동성명 서명없이 무조건 귀국합시다”라고 고이즈미 총리를 몰아부쳤다. 
 
결국 두 사람의 대화를 도청한 김정일로부터 납치문제 사과를 이끌어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애송이 정치인이던 아베의 주가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이후 2014년 북한에서 일시 귀국한 납치 피해자 5명에 대해 “돌려보내선 안된다”라고 주장해 관철시킨 이도 아베였다. 
그래서 그는 ‘납치의 아베’로 불리며 2006년 총리직에 올랐다.
 
현재 북한이 공식인정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는 모두 17명이다. 일본 정부는 귀환한 5명을 뺀 12명의 송환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북한은 12명 중 8명이 이미 사망했고, 나머지 4명은 북한에 입국한 적이 없다고 맞서왔다. 
 
2012년 말 재집권한 아베 총리는 2014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한과의 협의에서 “북한이 납치 피해자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하고, 일본은 대북 독자 제재를 일부 해제한다”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당시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포위망을 깬다”는 비판속에서도 아베 총리가 북한과의 담판을 밀어부쳤을만큼 납치 문제는 그에겐 특별한 미션이다. 하지만 이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일본이 다시 제재에 나서면서 양측의 합의는 흐지부지됐다.
 
현재 아베 총리는 모리토모(森友)사학재단 특혜 의혹과 관련된 재무성의 문서 조작 파문으로 절체절명의 정치적 위기에 몰려있다. 납치자 문제의 화끈한 진전은 그에겐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도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13일 정례브리핑에서도 ‘김정은 위원장과 한국 특사단의 면담에서 납치 문제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는데 향후에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스가 장관은 “우리 나라에게 납치문제는 너무나 중요하다”라며 “아베 총리도 지난 번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납치문제 해결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답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