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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고도 걸으며 5대 종교인 남북 평화통일 위해 기도

중앙일보 2018.03.13 16:17
 백제시대 고찰인 전남 보성 대원사에는 2년 전부터 연말이면 성탄 미사가 열린다. 사연이 있다. 지역 성공회에서 미혼모와 사정이 어려운 여성을 돌보는 센터가 있었다. 그런데 대원사 회주인 현장 스님이 이 여성들을 템플스테이에 초청했다. 그날이 마침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현장 스님은 함께 온 신부에게 “절에서 성탄 미사를 올리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고, 성공회 윤정현 신부는 흔쾌히 수락했다. 템플스테이를 하던 참가자들도 성탄 미사에 함께했다. 윤 신부는 “‘종교간 대화’를 전공했는데, 현실에서 의도적인 종교간 대화는 그리 쉽지 않았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너무나 자연스레 종교간 이해와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반응도 좋았다. 참가자들은 “매년 대원사에서 성탄 미사를 올렸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대원사에서는 올 연말에도 템플스테이 참가자들과 함께 성탄 미사를 할 예정이다.  
 
서울 인사동에 모인 5대 종교인들은 상대방 종교의 영성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진리를 찾아가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달마고도를 함께 걸으며 종교화합과 남북통일을 기원한다. 백성호 기자

서울 인사동에 모인 5대 종교인들은 상대방 종교의 영성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진리를 찾아가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달마고도를 함께 걸으며 종교화합과 남북통일을 기원한다. 백성호 기자

 
1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찻집에는 5대 종교인들이 모였다. 다들 이웃종교에 마음을 연 이들이다. 마침 이날은 생전에 종교간 소통을 강조했던 다석 유영모의 탄신 128주년이자, 법정 스님의 8주기였다. 어떤 종교인은 다석 행사에, 또 어떤 종교인은 법정 8주기에 갔다가 오는 길이었다.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와 원불교, 천도교까지 소속 종교도 다양했다. 천도교 이우원 선도사는 “7년 전부터 뜻을 5대 종교인들이 모여서 각 종단의 영성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개신교의 손원영 목사, 천주교 작은형제회 강 바오로 수사, 성공회 윤정현 신부, 원불교 김법성ㆍ김현정 교무, 불교 현장ㆍ도제ㆍ금강스님과 삼소회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4월 8~9일 이틀에 걸쳐 전남 미황사에서 ‘종교화합과 남북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5대 종교 함께 걷기’행사를 개최한다. 미황사 뒤편 달마산에 있는 순례길 달마고도는 약 18㎞에 달하는 올레길이다.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은 “기계 장비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오직 곡괭이와 호미로 조성했다. 40명 인원이 250일 동안 만들었다. 시멘트가 아닌 돌과 흙 위를 걷는 자연 숲길이다. 푹신한 낙엽을 밟으며 걷는 친환경 길”이라고 소개했다.  
 
다음달 8일 오후 7시에는 미황사에서 ‘우리는 한꽃’이란 주제로 작은 음악회가 열리고, 9일 오전 9시에는 기원식을 갖고 5대 종교인이 서로 손을 잡고 걷기 행사에 나선다. 강 바오로 수사는 “기원식에서 남북한 평화에 대한 5대 종교의 마음을 담은 공동 기도문을 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 스님은 “남북 관계가 갑작스럽게 새로운 물결을 타고 있다. 조심스럽기도 한 시기다. 5대 종교인이 마음을 모아 평화와 남북통일을 위해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일반인 참석도 가능하다. 참가 신청은 전남 해남 미황사 홈페이지(http://www.mihwangsa.com)에서 받는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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