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열풍 타고 뜨는 '페미니즘 굿즈'

'미투' 운동 이후 나온 휴대폰 케이스. 권유진 기자
미투 열풍을 타고 1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페미니즘 굿즈’가 뜨고 있다. 자신의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페미니즘 운동을 후원한다는 이도 있지만 단순히 상품이 예뻐서 구매한 이도 있다고 한다. 페미니즘 물품을 판매하는 ‘달큰쌉쌀’ 대표 이모(30)씨는 “굿즈는 내가 이런 이슈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암묵적으로 보여주는 수단이다. 최근 들어 학생은 물론 회사원도 구매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뱃지나 스티커는 가장 일반적인 페미니즘 굿즈로 통한다. 권유진 기자
스티커·뱃지 이어 페미니즘 문신도 늘어

대학생들은 노트북이나 교과서에 페미니즘 스티커를 붙이는 경우가 가장 많다. 권유진 기자
최근 들어서는 국내에서 잘 팔리지 않던 페미니즘 에코백·뱃지·컵·티셔츠는 물론 페미니즘 타투(문신)도 유행한다. 자신의 신체에 여성을 상징하는 기호나 페미니즘 문구를 새기는 형태를 선호한다고 한다. 서울 자양동에서 타투샵을 운영하는 고경현(26)씨는 “개인적인 신념 때문에 페미니즘 타투는 최저가로 진행하고 있다. 미투 이후 체감 작업량이 확 늘었다”고 말했다.

페미니즘 관련 문구가 새겨진 에코백도 최근 들어 판매가 늘고 있는 추세다. 권유진 기자
상업화로 원래 취지 퇴색할까 우려도
이른바 ‘페미니즘 굿즈’가 인기를 끌면서 기존에 이를 유통하던 이들 사이에서는 부작용 우려도 나온다. “페미니즘이 돈이 된다”며 모금·제작 업체가 난립할 조짐이 보여서다. 페미니즘 공연 관련 굿즈를 만드는 극단 하이카라 대표 서승연(25)씨는 “페미니즘 굿즈를 돈벌이로 이용하는 건 사람들의 기대를 ‘먹튀’하는 것”이라 말했다. 달콤쌉쌀 대표 이모씨도 “‘페미니즘이 돈 된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과 성찰 없이 뛰어드는 사람들에 대해 기존 구매자들이 반감을 갖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