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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늘 예상치 못한 공격받았다” 가상의 바이러스 X 경고

중앙일보 2018.03.13 10:21
2014년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치료에 나선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의료진들. [중앙포토]

2014년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치료에 나선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의료진들. [중앙포토]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 X(Disease X)’를 미래에 세계적 전염병 창궐을 야기할 수 있는 바이러스 목록에 추가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와 CNN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질병X’는 새롭게 발견된 위협이 아닌, 미래에 전 세계로 질병을 확산시킬 수 있는 가상의 바이러스다.
 
WHO는 지난달 전략 대비 계획인 이른바 ‘2018 연구·개발(R&D)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효과적인 치료약과 백신이 부족한 상태라 잠재적 위협이 되는 질병들을 공개했다. ‘질병X’가 목록의 맨 앞을 차지한 가운데 크리미아-콩고 출혈열(CCHF), 에볼라, 마르부르그, 라사열, 중동호흡기증후군-코로나바이러스(MERS-CoV),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리프트밸리열(RVF), 지카가 여기 포함됐다.  
 
WHO는 성명을 통해 “질병 X는 현재 알려지지 않은 병원균에 의해 심각한 국제 점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밝혔다.  
 
WHO의 과학 자문을 맡고 있는 노르웨이 학술위원회 욘-아르네로팅젠 위원장은 “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한 무언가로부터 다음의 큰 질병이 발발할 것이라는 걸 역사가 말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X라고 이름 붙인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핵심은 백신 개발과 진단에 있어서 우리가 유연하게 준비하고 계획한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그는 “우리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 and play,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 플랫폼을 개발해 어떤 질병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의 (질병) 대응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질병 X’는 동물 접촉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알레르기 및 전염병 국가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도 “우리는 우리에게 타격을 입히는 것은 예상치 못한 것이라고 경험을 통해 배웠다”며 “지카를 예상하지 못했고, 에볼라가 창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X’의 X가 ‘예상치 않은(unexpected)’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런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모든 종류의 바이러스를 연구해야만 한다”면서 일본뇌염·황열병·지카 바이러스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만약 이 바이러스들의 공통점에 대한 이해를 증진한다면,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감염된 동물세포(노란색)에서 밖으로 나오는 에볼라 바이러스(청색).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자현미경 사진. 감염된 동물세포(노란색)에서 밖으로 나오는 에볼라 바이러스(청색).

WHO는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로 ‘R&D 청사진’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WHO에 따르면 2014~16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는 2만 8616명,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에서만 사망자가 1만 1310에 달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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