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상지 사회부 기자
미투운동의 와중에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던 배우 조민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를 사흘 앞둔 시점이었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미투(#MeToo) 참수를 멈춰라’ ‘미투는 무고운동이다’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미 한쪽에선 미투에 ‘정치 공작’ 음모론이 덧씌워지던 터라 예상치 못한 반응은 아니었다.
그러나 미투를 향한 왜곡된 시선들을 보고 있자니 참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해자의 극단적인 선택 뒤로 훨씬 더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의 죽음이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해가 갔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3/13/2d4bb0c2-1fc6-4f62-bfaf-01a7544cc5e5.jpg)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미투운동의 핵심 가치는 ‘나도 그런 일이 있었다’ 또는 ‘있을 수 있다’는 자각과 이런 피해를 만들어 낸 사회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소모적인 비난전은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이 죽었는데 그만 좀 하라’는 말은 이 본질에 다가가지 못한 발상이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현실 속에서의 ‘위드유’(#WithYou)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위를 둘러보고 내가 먼저 ‘함께 하겠다’고 손을 내미는 것. 아직도 숨죽이고 있을 피해자를 살리고 또 다른 잠재적 가해자까지 구하는 일 아닐까.
홍상지 사회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