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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시설 대신 지역사회가 노인·장애인 돌본다…내년부터 확대

중앙일보 2018.03.12 17:57
요양원의 노인들이 투표를 위해 휠체어, 보행보조기 등을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요양원의 노인들이 투표를 위해 휠체어, 보행보조기 등을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나이 든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은 요양병원이나 장애인 시설 등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집에 계속 머무르면 가족ㆍ이웃들이 힘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앞으로는 병원ㆍ시설 대신 지역사회에서 노인과 장애인을 돌보는 '커뮤니티 케어'가 추진된다. 내년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돼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7월까지 '커뮤니티 케어' 로드맵 발표
삶의 질 보장, 고령화 대응 차원 추진

퇴원·퇴소 원하면 지역사회 정착 지원
영국 등 선진국선 이러한 돌봄 적극적

보건복지부는 12일 ’커뮤니티 케어 추진본부‘를 구성하고 첫 번째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본부는 복지부 내 8개 팀과 전담 조직인 커뮤니티 케어 추진단으로 짜졌다. 커뮤니티 케어는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ㆍ장애인 등이 집과 소규모 그룹홈 등 거주 지역에 계속 머무르면서 맞춤형 복지 급여와 서비스를 받는 체계다. 복지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올해 업무보고에서 ’모두가 어울려 살기 위한 지역사회 포용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무료급식소 앞에서 기다리는 노인들. 정부는 고령화 대응 차원에서 커뮤니티 케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중앙포토]

무료급식소 앞에서 기다리는 노인들. 정부는 고령화 대응 차원에서 커뮤니티 케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중앙포토]

이는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 보장과 급격히 빨라지는 고령화 대응이라는 목적이 강하다. 현재처럼 병원ㆍ시설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는 삶의 질 저하와 의료ㆍ돌봄 수요 급증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장영진 복지부 커뮤니티 케어 추진단 사무관은 "저출산ㆍ고령화 중에서 고령화 대책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커뮤니티 케어로 노인 돌봄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사회서비스가 강화되면 관련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가 다수 입원한 요양병원 다인실의 모습. 정부는 병원과 시설에서 지역사회와 집으로 노인, 장애인 돌봄의 중심을 옮겨가겠다는 목표다. [중앙포토]

환자가 다수 입원한 요양병원 다인실의 모습. 정부는 병원과 시설에서 지역사회와 집으로 노인, 장애인 돌봄의 중심을 옮겨가겠다는 목표다. [중앙포토]

앞으로 정부는 노인ㆍ장애인 등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에 살면서 개인별 욕구에 맞는 재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병원이나 시설에 머무르던 노인과 장애인 등이 퇴원ㆍ퇴소를 원할 경우엔 중간 시설 마련, 자립 생활 지원 등으로 지역사회 복귀와 정착을 적극 돕는다는 목표다. 각종 사회서비스를 연계해주는 ’지역사회 통합 지원센터‘(가칭)도 신설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노인 의료ㆍ요양서비스 개선 등 시범 사업이 우선 진행되고 서비스 전달 체계와 지역 사회서비스 등이 꾸준히 확충된다. 복지부는 앞으로 한 달에 1번 이상 회의를 열어 7월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한다. 올해 내로 시범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 협의회를 구성해 사회적 논의도 함께 진행한다. 내년에는 예산 반영을 거쳐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장 사무관은 "시범사업 진행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들과도 활발히 협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커뮤니티 케어 개념도. [자료 보건복지부]

정부가 추진하는 커뮤니티 케어 개념도. [자료 보건복지부]

이미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노인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돌봄 시스템을 갖춘 상황이다. 영국은 1990년대 이후 지방 정부의 성인ㆍ아동 대상 사회서비스 책임을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전문가가 서비스 이용자에게 가장 적절한 지원방법을 협의한 뒤 돌봄 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지방 정부가 서비스 비용 대부분을 지원하고 개인이 따로 요청한 서비스만 본인이 일부 부담하게 된다.  
 
미국은 2012년 이후 보호가 필요한 노인ㆍ장애인에게 재가 돌봄 서비스 등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 이웃 국가 일본도 2025년까지 지역 사회에서 주거ㆍ의료ㆍ생활 지원 등이 포괄적으로 제공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그룹홈이나 집에서 24시간 방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이 지역사회 내에서 가족ㆍ이웃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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