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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올해 설비·R&D에 사상최대 5조 투자

중앙일보 2018.03.12 00:02 경제 6면 지면보기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1조1000억원. LG화학이 밝힌 올해 연구·개발(R&D) 투자 목표다. 지난해보다 22.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조선·철강·자동차 등 다른 중후장대 산업과 달리 ‘슈퍼 호황’을 맞았다. 플라스틱의 원료로 쓰이는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었지만, 글로벌 경쟁사들의 공장 증설이 늦어지면서 LG화학·롯데케미칼 등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은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호황을 맞은 이때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로 기술을 확보해 놓는 것이 불황기를 대비한 최적의 전략이 되고 있다.
 

박진수 부회장 “공격적 투자” 밝혀
석유화학에 통상압력 올 것에 대비
수소차 전지값 낮추는 연구도 진행

박진수(사진) LG화학 대표이사(부회장)은 지난 9일 충남 서산 LG화학 대산공장에서 연례 기자간담회를 했다. 그가 특히 강조한 것도 ‘고도 성장을 위한 투자’였다. 그는 “올해에는 생산 시설과 R&D에 사상 최대 금액을 투자할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와 혁신 기술 개발을 통해 반드시 성장을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올해 시설 투자에도 전년 대비 52% 늘어난 3조8000억원을 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력도 50% 늘린 1500명을 채용하게 된다.
 
이 같은 투자로 LG화학은 202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에는 26조9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내년부터 30조원을 돌파, 2020년까지 36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다우케미칼·미쓰비시화학 등 글로벌 경쟁사들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마이너스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비하면 LG화학의 매출 목표는 무모할 만큼 공격적이다.
 
박 부회장은 “올해 이후부터 2020년까지 올릴 10조원가량의 매출액 중 절반은 배터리 분야이고 나머지가 기초소재와 바이오 등 다른 사업군”이라며 “특히 배터리 부문만 지난해 기준 42조원의 수주 잔고를 확보했고 올해 들어서도 조금씩 늘고 있어 이에 맞춰 생산 설비도 계속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추격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비하려면 연구·개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남들이 만들지 못하는 제품을 생산해야만, 불황기가 오더라도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은 “중국은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높이는 등 상당히 걱정될 정도로 추격해 오고 있고, 언젠가 철강·세탁기처럼 석유화학 산업에도 보호주의의 바람이 불어올 수 있다”며 “남들이 쉽게, 대량으로 만들 수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사업 고도화 작업에 나서다 보니 연구·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에틸렌과 프로필렌 생산 등 전통 석유화학 사업 외에 친환경 차량용 소재와 배터리, 차세대 수질 처리 기술, 바이오 분야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 짧은 시간 충전해도 오래 달릴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고 자동차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기능성 소재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특히 바이오 분야에선 혁신 신약 분야에도 진출해 장기적인 성장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전기차용 배터리의 손익분기점은 올해 안에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고, 수소차용 연료전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소재도 연구 중”이라며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해 돈을 잘 쓰는 CEO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산=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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