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른미래당 의원이 민주평화당 대변인…몸·마음 따로 활동 가능?

중앙일보 2018.03.11 16:19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노력에 정치권이 초당적 협력해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하고 있다. 장 대변인은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이다.[뉴스1]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노력에 정치권이 초당적 협력해야 한다는 논평을 발표하고 있다. 장 대변인은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이다.[뉴스1]

"민주평화당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를 적극 지지한다. 이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장정숙 평화당 대변인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 같은 논평을 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대북 특별사절단이 미국에 방북 결과를 공유하고 귀국하는 것에 대한 평가였다.
 
하지만 현역 국회의원인 장 대변인의 현재 당적은 바른미래당이다. 장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럼에도 지난 9일 장 의원은 평화당 대변인으로 공식 임명됐다. 이날도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1주년을 기념해 대변인 이름으로 서면논평을 냈다. 한 당의 비례대표 의원이 다른 당의 주요 직책을 맡아 활동하는 흔치 않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상돈(왼쪽부터)·장정숙·박주현 의원 등 국민의당 비례의원 3명이 지난달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창당대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세 의원의 당적은 현재 바른미래당이다. [연합뉴스]

이상돈(왼쪽부터)·장정숙·박주현 의원 등 국민의당 비례의원 3명이 지난달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창당대회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세 의원의 당적은 현재 바른미래당이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이 벌어진 데엔 이유가 있다. 장 의원을 포함해 이상돈·박주현 의원의 이른바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 3인방'은 국민의당 시절부터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했다. 이로 인해 국민의당 탈당파들이 만든 민주평화당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하지만 실제 합류할 수 는 없었다. 국민의당 차원에서 세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세 의원 모두 스스로 탈당을 선택하지도 못했다. 비례대표의 경우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당 차원에서 출당조치를 할 경우에만 의원직 신분이 유지된다. 이로 인해 세 의원은 어쩔 수 없이 본인들 의사와 상관없이 바른미래당에 합류했다.
 
이에 이들 세 의원은 바른미래당의 당적을 갖고 있음에도 공식적인 정치 활동을 평화당과 함께 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 9일 장정숙 의원이 평화당 대변인을 맡았고, 이상돈 의원은 그 전에 평화당 정책연구원장으로 임명됐다. 박주현 의원은 현재 평화당 GM특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상돈(왼쪽)·장정숙 의원이 지난달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 자리에 앉아 있다.[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이상돈(왼쪽)·장정숙 의원이 지난달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 자리에 앉아 있다.[연합뉴스]

비례대표 의원이 다른 정당의 당직을 맡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할까.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다른 의원들은 이들 의원 3명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하고 그 당에서 활동하면 된다"며 "(출당 조치로) 의원직을 유지해달라고 하는데 그건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중로 최고위원도 "참 정치 도의적으로 안 맞고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출당해달라고 떼를 쓰는데 국민이 과연 그것을 용납하겠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비례대표 3인방은 국민의당 때인 지난 1월 바른정당과의 통합 반대 등의 이유로 '당원권 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 이 징계는 바른미래당으로도 이어진다고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합당으로 법통이 이어지는 만큼 징계도 그대로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