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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셋값 안정세 … 갭투자 인기지역 ‘역전세난’ 시작되나

중앙선데이 2018.03.11 01:50 574호 18면 지면보기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서울 송파구 문정동  80㎡아파트를 세 놓고 있는 김모(55)씨는 요즘 고민이 생겼다. 이달 말 전세 계약이 끝나면 4억원의 보증금을 돌려줘야 한다. 하지만 인근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헬리오시티(9510가구)가 들어서면서 세입자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김 씨는 “일주일만 더 기다렸다가 1000만원 가량 보증금을 낮춰서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리 오르고 아파트 입주 늘어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3년래 최저
갭투자자 아파트 급매 나올 수도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이 늘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하 전세가율)이 떨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8.5%로 2015년 4월(68.2%) 이후 3년만에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6년 6월 75.1%로 최고점을 찍은 뒤 서서히 감소해 올해 1월 처음으로 70% 벽이 깨졌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이후에도 아파트 매매가가 크게 오른 반면 전셋값은 안정세를 찾으면서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군 이사 수요는 준데다 수도권 아파트의 입주 물량은 늘고 있어 전세가격은 추가적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6% 내리며 3주 연속 하락했다. 입주 물량이 몰린 경기도는 같은 기간 0.11%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집주인이 새 입주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이어지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들인 갭투자자들이 당장 타격을 받을 것으로 봤다.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세입자에게 돌려 줄 자금(보증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들어 대출 금리도 오르고 있어 빚내는 것도 어려워졌다.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한 일부 갭투자자는 아파트를 급매로 내놓을 수도 있다. 반면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세입자들의 전세금 보험 가입은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집주인이 임차인에게 임대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HUG가 대신 갚는 방식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올 들어 9071명이 신청하면서 보증금액은 1조8000억원을 넘었다.
 
 전셋값과 전세가율 하락이 아파트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 전셋값이 계속 약세를 보일 경우 버티지 못한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내놓으면서 아파트값도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에는 강남권까지 전셋값이 주춤하고 있는 점에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를 예고한다는 것이다. 반면 집값과 전셋값은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최근 전셋값 안정은 세입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면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고, 서울 아파트가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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