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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당에도 ‘당’ 있다

중앙선데이 2018.03.11 01:00 574호 24면 지면보기
강재헌의 건강한 먹거리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 가 보면, 다양한 식품들이 진열되어 고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식품 중 이왕이면 건강에 더 유익한 것을 고르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영양표시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에는 일정한 양식에 가공식품이 가진 영양성분의 양과 비율을 표시하는 영양성분표와 제품의 영양적 특성을 강조하는 영양 강조표시가 있다. 영양표시를 해야 하는 식품은 규정으로 정하고 있는데, 과자·캔디류·빙과류·빵류·만두류·면류·음료류·레토르트식품 등이 해당된다.
 
 영양성분 함량은 한 포장당·단위 내용량당·1회 섭취 참고량당 함유된 값을 표시한다. 영양성분은 열량·나트륨·탄수화물·당류·지방·트랜스지방·포화지방·콜레스테롤·단백질 등이다. 영양성분표를 볼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그림1>을 보면 과자 한 통의 포장 안에 두 개의 작은 봉지로 소포장돼 있는데, 이 과자 한 통의 열량은 500㎉나 되지만, 영양성분표만 보면 250㎉밖에 안되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
 
 <그림2>는 총 90g의 과자가 들어있는 가공식품인데, 한 봉지의 열량은 450㎉나 된다. 그런데 영양성분표를 보면 1회 제공량을 30g으로 정해 표시하였기 때문에 열량이 150㎉밖에는 되지 않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이 표시는 법적으로는 옳지만 소비자들은 자칫 이 과자 한 봉의 열량이 150㎉밖에 안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열량뿐 아니라 건강을 위해 섭취량을 제한해야 하는 나트륨·당류·트랜스지방·포화지방 등의 함량을 파악하는 데에도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영양강조표시를 볼 때에도 주의해야 한다. ‘무가당’이 대표적이다. 당류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무가당’주스를 안심하고 마시다가 혈당이 높아지는 경우가 흔하다. 흔히 당류가 전혀 함유돼 있지 않다고 생각하나 이는 제품에 당류를 추가로 첨가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원래의 과일에 들어있는 당은 여전히 혈당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저지방’이라는 표시도 흔히 오해를 부른다. 저지방이라는 표시가 붙는 제품은 대부분 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의 지방함량을 줄인 것이다. 따라서 원래의 제품보다는 지방 함량이 적기는 하나, 안심하고 마음껏 먹어도 될 정도로 지방 함량이 적은 제품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영양성분표나 영양강조표시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오인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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