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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고은·이윤택·오태석 작품·인물소개 35건 삭제키로

중앙일보 2018.03.08 10:30
 
왼쪽부터 이윤택, 오태석, 고은. [중앙포토]

왼쪽부터 이윤택, 오태석, 고은. [중앙포토]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과 관련해 성희롱 또는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연극·문학계 거장들의 작품과 인물 소개 등이 교과서에서 삭제된다. 시인 고은과 연극 연출가 이윤택과 오태석이 대상이다. 교과서 수정은 올해 5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8일 중고등학교 검정교과서에 수록된 이들의 작품과 관련 사진, 인물 소개 등 35건을 삭제하거나 다른 자료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전날까지 미래엔과 천재교육, 비상교육, 지학사, 창비 등 검정교과서 출판사들로부터 이들의 작품과 기술 내용에 대한 수정 계획을 접수했다.
 
 교과서에 가장 많은 내용이 언급된 이는 시인 고은이다. 한 때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문단의 거장이었기 때문에 그의 시와 수필은 국어, 문학 교과서 등 10종에 실려 있다. 대표적으로 ‘그 꽃’, ‘어떤 기쁨’, ‘순간의 꽃’, ‘성묘’ 등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이들 작품 대부분이 삭제된다. 이외에도 고은에 대한 인물 소개가 문학 교과서 등에 실려 있는데 이 또한 삭제 대상이다.  
 
 고은에 대해서 기존 교과서들은 ‘참여 의식을 바탕으로 삶의 내면을 드러내는 작품 세계를 보였다’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고은의 작품들은 일상에서 쓰이는 단순한 단어들로 삶의 깨달음을 함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머슴 대길이’는 일제 강점기 당시 민족의식의 중요성을 고취하는 작품으로 수험생들의 수능 대비 작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 작품은 ‘나는 대길이 아저씨한테 가갸거겨 배웠지요 (중략)  일제 36년 지나간 뒤 가갸거겨 아는 놈은 나밖에 없었지요’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고은 시인 [연합뉴스]

고은 시인 [연합뉴스]

 실제로 고은의 '선제리 아낙네들'은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가난한 선제리 여성들의 삶을 토속적인 관점에서 묘사하며 굴곡진 현대사의 아픔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형상화 했다는 문단의 평가를 받아왔다.  
 
 이윤택은 중학교 국어와 미술 교과서,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려 있다. 천재교육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그에 대한 인물 소개와 사진, 좋은책신사고의 문학 교과서에 실린 그의 작품 ‘오구-죽음의 형식’ 등이 다른 작품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비상교육·지학사·동아출판의 문학 교과서에 실린 오태석 작품과 인물 소개도 모두 삭제된다. 그의 작품으로는 현재 ‘춘풍의 처’ 등이 수록돼 있다. 조훈희 교육부 교과서정책과장은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인물들의 작품과 소개 내용을 순차적으로 수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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