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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의 글로벌 J카페] 美 명품백 30% 만든다, 억만장자 된 한국 '핸드백 왕'

중앙일보 2018.03.07 06:00

블랙스톤이 후원한 핸드백 디자이너의 왕이 억만장자가 됐다.

 
블룸버그통신의 최근 기사 제목이다. 시몬느 박은관(63) 회장이 억만장자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 백만장자 인덱스에 따르면 박 회장의 순자산은 12억 달러(약 1조2900억원)에 달한다. 박 회장과 가족은 시몬느 지분 61.9%를 보유하고 있다.

시몬느 박은관 회장, 억만장자 등극
블룸버그 추산한 개인 자산 12억 달러

미국 명품 핸드백 30%가 시몬느 제품
대형 사모펀드 블랙스톤, 3억 달러 투자

 
시몬느는 명품 핸드백의 자체개발주문생산(ODM) 업체다. 주문업체의 설계에 따라 생산만 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서 한 걸음 더 나갔다. 제품 디자인에서 설계와 생산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마이클 코어스, 코치, 마크 제이콥스, 도나카렌뉴욕(DKNY) 등 해외 명품 업체의 핸드백이 시몬느 공장에서 나왔다.
 
박은관(63) 시몬느 회장이 블룸버그 백만장자 인덱스에 이름을 올렸다.[중앙포토]

박은관(63) 시몬느 회장이 블룸버그 백만장자 인덱스에 이름을 올렸다.[중앙포토]

 
박 회장은 1979년 연세대 독문과를 졸업한 뒤 핸드백 제조업체 '청산'에서 일했다. 봉제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던 1987년 회사를 나와 시몬느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은 박 회장이 아내를 부르는 애칭에서 따왔다.
 
당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던 브랜드 DKNY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명품시장에 진출했다. 이제는 미국 명품 핸드백 시장의 30%, 세계 시장의 10%를 시몬느가 만든 제품이 차지한다. 시몬느에서 인적 분할된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의 연 매출은 1조원이 넘는다.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등에 6개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2015년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에 3억 달러를 투자해 이 회사의 지분 30%를 확보했다.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은 2014년 브랜드 인수합병(M&A)을 위한 창구로 시몬느자산운용사를 세웠다. 박 회장과 가족이 지분 88.9%를 소유하고 있다. 시몬느는 자산운용사를 통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빌딩, 워싱턴 하버 빌딩 등을 인수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시몬느 핸드백 백화점 '백스테이지' 공방의 모습 [중앙포토]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시몬느 핸드백 백화점 '백스테이지' 공방의 모습 [중앙포토]

 
박 회장은 '핸드백 왕'이란 별명답게 한국의 패션 문화·업계 발전에 대한 관심도 꾸준하다. 시몬느는 2012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 '백스테이지'를 열었다.
 
지난해엔 가방 제조 현장에서 쓰는 단어 1006개를 정리해 『핸드백 용어 사전』을 출간했다. 시몬느 직원들과 연세대 문과대가 함께 3년을 준비했다.
 
시몬느는 2016년 자체 브랜드 '0914'를 론칭했다. 한 모델을 20개만 판매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브랜드다. 박 회장은 지난해 중앙선데이와 인터뷰에서 "한국에도 100년의 역사를 가진 패션 기업이 생겼으면 하는 소망에서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박은관 시몬느 회장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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