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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앞에서 기계처럼 일하는 기업, 청년들은 관심 없다

중앙선데이 2018.03.04 01:14 573호 22면 지면보기
[SUNDAY MBA] 혁신형 중소기업정책 3가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청년이 오지 않는 중소기업, 저기능 노동의존형 중소기업, 직원이 몰입하지 않는 중소기업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아직도 기계앞에서 기계처럼 일하는 양산제품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숙련 노동수요를 설비로 대체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가동되지 못하는 녹슨 기계는 늘어가고, 수익성은 날로 떨어진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근속년수는 6.2년(2015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낮은 수준이다. 사람을 키워내지 못해 중소기업에는 저숙련 노동자가 많고, 생산성이 낮고,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제 사람중심의 혁신형 기업을 위한 세가지 중소기업 정책이 필요하다.
 
R&D 지원 사업과제에서 사람으로
사업과제를 지원하는 현재의 연구개발(R&D) 지원방식을 사람을 지원하는 기업혁신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선진국 기업에서 혁신은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직원들의 아이디어에 의해 더 많이 만들어진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지원은 대부분 장비지원이다. 중소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연구개발로 지원받은 장비가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장비중심,사업중심 혁신이 아니라 사람중심 혁신이 돼야 한다. 창업 지원도 지금처럼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주는 사업보고서만 평가하는 방식을 벗어나 창의적인 사람을 기르는 기업가 지향성(Entrepreneurial Orientation)에 대한 태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창업의 역설(Paradox of Startup)이 있다.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창업기업이 사업화에 초점을 두다 보면 3년후쯤 신제품 부족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때 종업원들의 지속적인 아이디디어가 없으면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어렵다.
 
 
인력 투입이 아니라 재배치
일자리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역량 개발과 태도변화를 지원하는 혁신적인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고용상태와 관계없이 개인의 평생학습을 위한 정부지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4차산업혁명으로 향후 5년 동안 71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200만개의 신규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사람의 투입이 아니라 사람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은 이러한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정 협의를 시작했으며 프랑스는 2015년 노동법 개정을 통해 근로자 학습시간계좌제를 신설해 지원하고 있다. 바람직한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사람자원에 대한 멀리 보는 투자다.
 
 
이익 위해 사람 희생해선 성장 어려워
무엇보다도 우리 기업가들에게 비즈니스 모델의 전환에 대한 사고혁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익(Profit)을 위해 사람(People)을 희생하는 비즈니스 모델로는 기업의 지속성장이 어려워 질 것이다. 초일류기업은 장비와 규모가 아니라, 직원들이 만들어내는 차별적 기술과 디자인, 신뢰받는 명성과 상표로 경쟁한다.
 
 훌륭한 인재를 선발해 많이 이직하는 기업보다 평범한 인재를 뽑아 몰입하고 혁신해가는 사람으로 키워가는 회사가 더 좋은 성과를 거둘수 있다. 근육·생산형 일자리도 두뇌·혁신창조형 일자리로 바꾸어 가야 한다. 유한킴벌리는 문국현 전 대표 재직 당시 4조 2교대 모델을 도입했다. 365일 24시간 설비를 가동하되 대기조는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 직무교육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창조적 아이디어 제안이 늘면서 비용을 생산성 향상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이윤극대화와 고용안정이 동시에 이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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