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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부를 노렸다, 스바루 14분기 내리 10% 성장 이유

중앙선데이 2018.03.04 01:13 573호 22면 지면보기
[SUNDAY MBA] 1인당 GDP 3만달러 시대의 비즈니스 모델
일본 자동차업체 스바루는 ‘눈길에 강하다’는 점을 내세운 포레스터 모델로 미국 북부지역을 집중 공략해 14분기 연속으로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사진 스바루]

일본 자동차업체 스바루는 ‘눈길에 강하다’는 점을 내세운 포레스터 모델로 미국 북부지역을 집중 공략해 14분기 연속으로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 [사진 스바루]

한국 경제의 비즈니스 모델은 전환기를 맞이 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웠던 한국 경제는 1970년 이후 45년간 연평균 7.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소득증가와 고비용구조는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움직인다. 3만달러 시대라는 화려한 이면에는 고비용 경제의 심화라는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저원가 기반의 많은 우리 기업들은 고비용을 견디지 못하고 한계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매 5년마다 1% 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1%대로 추락할 상황이다. 그때쯤 한국 경제에 큰 위기가 올 것이다.
 

경쟁기업 많은 프리미엄 차 탈피
눈 많은 지역 겨냥해 모델 특화

직원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보거나
원가·매출에 목매면 생존 어려워

환경 탓만 하다가는 도태 못 피해
인재 키워 혁신 아이디어 찾아야

 이제 지난 50년간의 한국 비즈니스 모델을 미래 50년형으로 바꿔야 한다. 이런 전환에 실패한 결과 한국은 2006년 2만 달러 대에 진입한 후 아직까지 3만 달러를 넘지 못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에 도달하는데 걸린 시간은 일본이 4년, 스위스가 2년, 스웨덴이 4년, 독일과 덴마크는 6년이었다. 한국 경제가 10년이상 3만 달러에 달하지 못한 것은 사람중심으로의 전환을 소홀히 한 결과다. 이른바 신중간소득함정에 빠지고 만 것이다.
 
 
삼성반도체보다 영업이익률 높은 셀트리온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많은 기업들이 한국에서 점차 사업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국민소득의 증가만큼 한국에서 제조하는 제품의 원가상승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속부자인 코스피 기업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반면, 창업부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코스닥 기업들의 성장은 눈부시다. 이들은 매출증가율보다 수익증가율이 더 높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코스닥 1위 기업이었던 셀트리온은 2016년에 비해 매출은 약 1.5배, 영업이익은 약 2배로 늘었다.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62.4%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50%)보다 높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약 35조원으로 현대차를 능가한다. 한국 부자순위에서 바이오·제약, 콘텐츠, 게임 분야 기업인들의 바람이 거세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제품원가와 매출액 성장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R&D) 투자와 제품차별화를 통한 수익성에 목숨을 걸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20% 이상의 영업이익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원가경쟁력이나 매출액으로 승부를 걸고 있던 기업들은 중국의 등장으로 수익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3만달러 시대라는 축복의 크기만큼 기업들은 고비용경제라는 원가상승 압력을 많이 받게될 것이다. 이제 기업은 생산확장형 비즈니스 모델에서 개발혁신형 비즈니스 모델로 바꾸어야 한다. 전자가 지난 50년간의 효율주도형 모델이었다면, 후자는 미래 50년의 혁신주도형 모델이다. 효율주도형에서는 사업 그 자체를 중시하지만 혁신주도형에서는 혁신을 이끌어갈 사람을 키우고 이들이 혁신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하도록 한다. 사람중심 기업모델인 것이다. 혁신은 신제품, 신기술, 신시장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업인들은 돈이 없다고 하지만, 혁신은 돈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관심과 육성으로 하는 것이다. 일본 미라이공업은 단순한 제품이지만 직원들이 제안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소소한 제품 혁신을 통해 창업 이래 50년 이상 적자없이 15%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사람이 원가요소가 아니라 혁신아이디어와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인 셈이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 사람은 위기때마다 구조조정하는 비용요소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만들고 미래혁신을 이끌어가는 혁신의 주체다. 종업원이 근육을 움직여 더 많이 생산하는 비즈니스로는 3만달러 시대에 생존이 어렵다. 마케팅 전문가인 젝디시 세스는 기존의 핵심역량이 더 이상 자산이 아니라 부채나 골치거리가 되면서 좋은 기업이 병들어 간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성공을 가져온 경로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런 타성에서 벗어나는데는 비행기가 이륙하는 만큼의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GM사태는 1만달러시대 생산구조 탓
지금 한국경제는 3만달러 시대의 사람중심 혁신형 비즈니스 모델로의 변화가 절실하다. 많은 기업가들은 이같은 환경 변화를 원망한다. 찰스 다윈의 자연선택론에 비춰보면 변화하는 환경만 탓하고 자기가 변하지 않으면 진화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1만달러 시대의 저원가 생산요소를 한국에서는 더 이상 찾기 어렵다. 게다가 아무리 원가를 낮춰도 중국 기업과 더 이상 경쟁이 안된다. 이제 사람들의 아이디어로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을 만드는 고부가가치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바꿔야 한다.
 
 1만달러 시대에는 돈이 성장의 마중물이 될 수 있었다. 3만달러 시대는 사람이 마중물이 돼야 한다. 이제 사람중심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 최근 한국GM 사태는 1만달러 시대의 자동차생산 구조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자동차산업도 3만달러 시대의 모델로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한국자동차산업은 아직도 1만, 2만달러 시대에 머물고 있다. 신제품, 신기술로 승부하는 독일이나 일본 자동차산업은 지속성장을 유지하고 있자. 오늘날 가장 영업이익율이 높은 자동차회사는 일본의 스바루다. 2015년 1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금도 14분기 연속 10%이상의 영업이익율을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이 회사의 주력제품이 프리미엄차가 아니라는 점이다. 스바루는 눈이 많이 오는 미국 북부 지역을 겨냥해 눈길에서 안전한 주행성능을 발휘하는 ‘포레스터’를 개발해 수익을 내고 있다.
 
 이제 한국 경제는 혁신성장으로 진화의 기로에 섰다. 3만달러 시대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수 있는 모델이 사람중심 혁신성장이다. 세계은행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의 기술, 경험 및 노력으로 구성된 사람자본이야말로 선진국 경제에서 성장의 원천이 되고 있다. 사람에 대해 투자한 국가일수록 더 큰 자산과 더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 분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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