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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새벽에 국정원 직원과 호텔 룸에서 흡연하며 대화”

중앙일보 2018.02.28 19:39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27일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27일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2018 평창 겨울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이 방남 첫째 날 남측과의 회담이 새벽까지 이어지자 국가정보원 직원들과 호텔에서 담배를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이 방남 첫째 날 숙소였던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16층 패밀리룸에서 국정원 직원들과 함께 담배를 피웠다고 조선일보가 28일 보도했다.

 
조선일보가 입수한 워커힐 호텔 ‘야근조 국가행사 특이사항’ 문건에 따르면 김영철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지난 25일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뒤 자정을 넘긴 다음 날 12시 20분쯤 워커힐 호텔에 도착했다. 이후 김영철 일행은 이 호텔 16층 라운지에서 국정원 관계자와 새벽 늦게까지 대화를 나눴다. 
 
문건은 이 상황을 “16층 라운지는 행사 관계자들이 계속 사용 예정” “26일 새벽에도 국정원 관계자, 북측 관계자 패밀리룸 사용. 흡연하심”이라고 묘사했다.
 
조선일보는 “북한 대표단은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이 호텔 17층을 통째로 빌렸다”며 “심야에 북측이 통일부가 상황실을 꾸린 16층으로 내려왔고, 실무자들은 패밀리룸에서도 따로 모여 비공식적으로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워커힐 호텔은 전 객실이 금연이다. 투숙객은 1층 로비로 나와 100m가량 떨어진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운다. 흡연이 적발되면 퇴실할 때 약 25만원의 벌금을 물린다. 북측 관계자들은 취재진 노출을 피하고자 건물 안에서 담배를 피운 것으로 보인다. 흡연 벌금은 따로 부과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벽에 김영철 일행은 객실을 바꾼 것으로 기록돼있다.
 
문서에 따르면 26일 오전 2시 50분쯤 1512호 객실 이용자는 “팬코일(냉난방 시스템) 소음이 심하다”며 객실 교체를 요구했고, 같은 층인 1522호로 방을 옮겼다. 문서는 “큰 컴플레인(불평)은 안 하심”이라고 적고 있다. 이 호텔 15층은 국가정보원이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 일행의 방남기간 동안 들어간 호텔 비용도 문건을 통해 추산이 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영철 일행은 이날 17층(조식), 1층(중식), 16층(석식)에서 식사를 했다. 문건에 따르면 북측은 26일 오전 9시 1700호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점심은 호텔 1층 중식당 ‘금룡’에서 먹었는데, 금룡은 오후 2시 30분까지 외부 손님을 받지 않았다. 북측 인사들은 16층 라운지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26일 북측 인사가 모여 아침 식사했던 1700호는 이 호텔에서 가장 비싸고, 단 하나밖에 없는 최고급 객실이다. 
 
정부는 워커힐 호텔 17층을 25~27일 2박 3일간 통째로 빌렸다. 이 호텔 17층에는 총 7개의 객실이 있다. 모두 스위트룸 이상이다. 워커힐 호텔이 공시한 요금표에 따르면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의 하룻밤 숙박비는 700만원이다.
 
호텔 문서는 김영철 일행의 숙박비에 대해 “객실요금은 우선 담당 부서에서 설정해 놓은 대로 해 놨음. 매니저가 추후 정리해서 다시 요청 준다고 함”이라고 적었다. 정부는 김영철 일행에 들어간 경비를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는 북한 대표단의 일정을 근거로 비용을 추산해 이들의 숙소 사용 비용은 7180여만원이라고 추정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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