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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연합훈련 전 북미간 타협 있을 수 있다"

중앙일보 2018.02.28 14:22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27일(현지시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전작권이 없다는 것이 군사주권이 없다는 건 아니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에게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은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핵 문제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민주주의와 인권문제 등은 부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강연에서 "핵 문제 집중해야, 민주주의·인권 문제는 부차적"
김영철에 설명한 비핵화 로드맵에 "합리적 대북 인센티브도 포함됐을 것"

 
문 특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북한위원회(NCNK) 주최 세미나 및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강연에서 "북한은 '최대의 압박'을 핵무기 폐기를 위한 도구로 보는 게 아니라 체제를 전복·붕괴하려는 적대 행위로 본다"며 "핵·미사일에 역점을 둬야지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하면서 압박을 가하다 보면 (북한이 미국에 대해) 체제변화를 원한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 절대 답이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4월 첫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재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이전에 북미 간에 일종의 타협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문정인 대톨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문정인 대톨령 통일외교안보특보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이해하기에는 한미 양국이 이미 4월 1일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 관련 보도도 나왔다. 훈련을 연기하거나 취소하자는 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훈련 시작 전에 북·미 간에 대화가 이뤄진다면 훈련에 대해서도 일종의 타협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내 개인적으로 북·미 대화가 훈련 전에 이뤄지길 희망하며 난 북한과 미국 모두 타협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본다. (한미군사훈련까지) 아직 한 달이 남아 있어 바뀔 수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은 주권이 없는 상태가 아니냐.
전작권이 없다는 것이 군사주권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은 군통수권자다. 전쟁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군사주권이 없는게 아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에게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통전부장을 만났을 때 비핵화 로드맵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북한이 동의하는 비핵화 로드맵이 어떤 게 있을 수 있나.
내가 이해하기론 북한 대표단(김영철 통전부장)은 우리의 잠정적 로드맵을 브리핑 받았을 것이다. 로드맵은 한·미 공동으로 작성됐을 것이다. 한·미가 지금도 공동으로 포괄적 대북 로드맵 작성에 협력하고 있을 것이다. (로드맵 설명을 듣고) 북한의 반응이 어땠는지 난 모른다. 내 생각에는 그 포괄적 로드맵은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합리적 대북 인센티브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미 협력과 투명성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국립외교원 청사에서 열린 국제문제회의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왼쪽). 그 옆으로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 장관, 조병제 국립외교원장,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지난해 12월 서울 국립외교원 청사에서 열린 국제문제회의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왼쪽). 그 옆으로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 장관, 조병제 국립외교원장,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북미 대화 전망은.
지금 단정하긴 어렵다. 문 대통령은 지금 살얼음판을 딛는 심정일 것이다.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에서 '최대 신중(Maximum Prudence)'으로 가는 그런 자세로 모든 것을 조심조심하고 있다. 북한에는 '비핵화 좀 받고 미국과 대화하라'고 하고, 미국에는 '문턱, 즉 전제조건을 낮춰 북한과 대화하라'고 하는 것이다. 군사회담과 관련해 김영철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학을 뗄 정도로 교조적인 사람인데, 이번에 보도를 보면 김영철은 '핵 문제는 내가 결정할 게 아니다'라고 했더라. 이건 (남북) 정상회담을 하라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원래 북한은 핵 문제를 꺼내면 퇴장하는 데 이번에는 거부하지 않았다. 북한이 뭔가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다.
 
한반도 전쟁을 막을 방향은.
북한 사람들을 만나면 사담 후세인, 무아마르 카다피(정권의 말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미국이 자신들에게도 그렇지 말라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고 걱정을 한다. 북·미가 특정한 합의를 맺고 6자의 틀 안에서 이를 다진다면 미국이 일방적 (군사)행동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걸 막는 최선의 방법은 북·미 수교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 당장 핵 무기는 아니더라도 현재 갖고 있는 핵 시설과 핵 물질을 검증가능하게 폐기할 수 있는 자세가 돼야 한다. 그래야 중국과 우리 정부가 나설 수 있지, 그런 것도 없다면 진전을 보기 어렵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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