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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성추행 폭로하자 무고죄 기소…” 1심 무죄받은 청소노동자

중앙일보 2018.02.28 11:41
여성 신도들을 강제 추행한 50대 목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여성 신도들을 강제 추행한 50대 목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중앙포토ㆍ연합뉴스]

상사에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했다가 되레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김포공항 청소노동자 손경희씨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손 씨는 28일 경향신문을 통해 피해자임에도 가해자로 내몰렸던 그동안의 상황에 대해 후련함보다는 답답함이 앞선다고 전했다.
 
손 씨는 인터뷰에서 “청소노동자를 성추행·성희롱해도 되는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는 것이 억울해 이를 언론에 알렸다”며 그런데 “증거가 없단 이유로 폭로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앞서 손 씨 등은 김포공항 청소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과 임금 인상 등을 주장하며 파업을 벌였다.
 
당시 손 씨는 경향신문을 통해 “수년 전 회식 때 2차로 간 노래방에서 상사인 A소장이 나를 무릎에 털썩 앉혔고, A소장의 혓바닥이 입안에 들어왔다”고 폭로했다.
 
이에 A소장과사측은 손 씨가 허위 사실을 알렸다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손씨 역시 강제추행으로 맞고소했다.
 
그러나 A소장의 추행을 증명해 줄 목격자가 없었다.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A소장을 불기소하고, 손 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심형섭 부장판사)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무고혐의로 기소된 손 씨에 무죄를 선고했다.
 
동료들의 진술이 큰 역할을 했다. 동료들은 재판에 출석해 “당시 회식 후 간 노래방에서 손씨가 갑자기 나갔다”며 “한 두달 후 손씨로부터A소장에게성추행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손 씨의 진술이 일관된 점, 당시 동료들에 성추행에 관한 이야기를 한 점, A소장의 지위와 평소 태도, 회식 문화 등을 종합했을 때 A소장의 고소 내용이 허위라는 좀이 적극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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