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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도 반한 보이차 어떻게 마실까? 명인 오흥덕 석보 차박물관 관장을 만나다

중앙일보 2018.02.28 10:01

보이차는 마시는 유물입니다.

요즘 다이어트 식품으로 보이차가 각광받고 있다. JTBC 예능 '효리네 민박'에서도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보이차를 즐겨 마시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면서 보이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다이어트 효과 보려면 하루 2L는 마셔야
오전 녹차, 점심 홍차, 오후 보이차가 좋다

그런데 우리는 보이차를 잘 알고 마시는 걸까? 어떻게 해야 맛 좋은 보이차를 우려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속지 않고 오래된 보이차를 살 수 있을까? 보이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에 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사람을 찾던 중 차이나랩이 파주 헤이리 석보 차박물관의 오흥덕 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석보 차박물관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로 62-17. [사진 차이나랩]

석보 차박물관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로 62-17. [사진 차이나랩]

보이차/푸얼차(普洱茶)?  
중국 윈난(云南)성에서 생산되는 대엽종 차잎으로 만든 후발효한 흑차 혹은 푸이시에 집산되는 차. 변방 소수민족이 주로 마시다가 18세기에 이르러 황제에게 바치는 공차로 지정됐다. 오래 묵을수록 맛, 향, 약효가 더 뛰어나며 특히 다이어트, 노화 방지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대는 1만원~억대까지 천차만별.
오흥덕 석보 차박물관 관장. [사진 석보 차박물관]

오흥덕 석보 차박물관 관장. [사진 석보 차박물관]

오흥덕 석보 차박물관 관장은 2~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차 올림픽에서 여러 차례 그랑프리를 수상한 '차 명인'이다. 박물관 이름 '석보'는 그의 호다. 특히 보이차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나라 보이차 1세대로 일컬어지는 인사동 시대부터 현재까지 보이차를 즐기며 알리는 한국 보이차의 산증인이다.  
 
보이차의 본고장인 중국의 유명 기업인, 정치인, 문화예술인이 오흥덕 관장을 만나러 한국에 올 정도다. 당장 오는 5월만 해도 중국 유명 기업인들(자세한 신상은 밝힐 수 없다고 한다)이 대거 석보 차박물관을 찾을 계획이라고. 현재 오 관장이 보유한 보이차 종류만 1600종 정도다. 1920년대산도 있고, 50~70년 된 보이차도 있다. 요즘 대세인 보이차는 70~80년대산이라고 한다.

2012년부터는 중국 정부가 각국에 1명씩 지정한 보이차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윈난성 푸이시다엽협회 명예회장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오흥덕 관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보이차인'인 셈.

하지만 오흥덕 관장의 보이차 홍보는 이보다 훨씬 일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보이차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특히 이천수 선수는 보이차를 마시니 뛸 때 확실히 다르다며 극찬하기도 했다고.  
 
2003년에는 보이차 음료수를 출시하는가 하면 전국 초등학교에 보이차를 지급하자는 주장을 하고, 최초로 환丸 형태의 보이차를 만드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이차 홍보와 보급에 앞장섰다.
오흥덕 관장은 화살표가 가리키는 말에 간간이 뜨거운 물을 부었다. 그 이유를 묻자 "그냥 재미를 위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진 차이나랩]

오흥덕 관장은 화살표가 가리키는 말에 간간이 뜨거운 물을 부었다. 그 이유를 묻자 "그냥 재미를 위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진 차이나랩]

그가 이토록 보이차에 빠진 이유는 뭘까. 차를 배운 계기는 30대 때 찾아온 당뇨병과 86년 아시안게임 당시 중국 선수 단장이 오 관장의 집에서 머물렀던 인연으로 보이차를 선물하면서부터였다. 이후 보이차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지식이 없어 차를 체계적으로 배우고자 대만에서 스승을 찾았다. 보이차의 산지는 중국이지만 발효, 만드는 기술을 고도로 끌어올린 건 대만이다. 바로 그곳에서 15년 동안 혹독한 도제식 교육을 받았다.   
왼쪽은 보이차, 오른쪽은 히비스커스차. [사진 차이나랩]

왼쪽은 보이차, 오른쪽은 히비스커스차. [사진 차이나랩]

인터뷰는 차를 마시면서 편안하게 진행됐는데(그것도 수십잔씩), 보이차(생차, 숙차), 히비스커스 차 등을 마셨다. 음식을 골고루 먹듯 차도 편식 없이 마셔야 한다고.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바로... 
충시차/용주차. [사진 차이나랩]

충시차/용주차. [사진 차이나랩]

충시차(蟲屎茶)다.

보이차는 발효되면서 맛, 향, 성분, 외형적 변화가 생기는데 아주 좋다는 몇몇 보이차에서는 30~40년 이상이 지나면 극소량이지만 찻잎이 분해된 형태와 비슷한 작은 알갱이가 생긴다. 그 생김새가 마치 벌레똥과 같다고 해서 충시차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벌레는 없고 미세하게 찻잎 알갱이가 연결된 형태를 띨 뿐이다. 충시차는 모양이 여의주 같다고 해서 용주차(龍珠茶)라고도 한다.  
 
오흥덕 관장은 충시차의 효능에 관한 일화도 들려줬다. 젊은 여성이 노인을 호되게 혼내고 있길래 지나던 행인이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자 여성이 "조카를 혼내고 있다"고 말했다. 행인이 놀라 어떻게 그렇게 젊어 보이냐고 묻자 여성은 보이차를 만드는 차창(茶倉)에 가보니 오래된 차에 떨어져 있는 차들이 있길래 그것을 주워 꾸준히 마셨다고 했다. 이 여성이 마셨던 것이 바로 충시차였던 것. 그만큼 충시차가 노화 방지에 탁월하다는 얘기다.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필자가 직접 충시차를 마셔보니 색, 맛 모두 한약 같았다. 물론 한약처럼 쓰지는 않지만 상당히 '묵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하튼 오흥덕 관장이 내준 충시차는 상당히 오래됐으며 좀처럼 맛볼 수 없는 귀한 고급차였다.  
 
이하는 차를 마시면서 필자가 질문한 것들이다.
좋은 보이차를 고르는 법?
식품이기 때문에 식약청 기준을 통과한 정식 수입차를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 매장에서 구매하길 권유한다. 보이차 특성상 오래 보관된 차는 연도에 맞게 발효가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습도가 높은 곳에 보관된 차는 곰팡이가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보이차는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발효돼도 문제지만 너무 건조하게 발효돼서 발효가 멈추는 경우도 있다. 발효가 일어날 적정한 습도를 못 맞춘 경우 시간이 지나도 발효가 안되고 그냥 바삭바삭 말라버리는 경우가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
하루에 보이차를 얼마나 마셔야 하나?
처음에는 마시는 양을 정하지 말고 편하게 마시다보면 양이 차츰 늘 것이다. 좋은 보이차는 몸이 알아서 자꾸 마신게 된다. 하루에 2L까지 마시는 분들도 있다. 이는 우리 몸을 정화하고 따뜻하게 하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다이어트나 치유를 위해 보이차를 드시는 분들은 하루 2L를 권한다.
 
체온이 1도 올라가면 면역력이 5배 증가한다는 말이 있다. 50~60대가 되면 자신도 모르는 새에 온도가 1도 정도 내려가는데 이 때문에 암 같은 여러 질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특히 여성은 자궁, 갑상선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은데 이 또한 완경 이후 체온이 내려가면서 관리를 잘하지 못한 탓이다.  
 
보이차는 수분 보충은 물론 피를 맑게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몸속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배출시켜 자연스럽게 기초대사량을 올림으로써 몸을 젊고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보이차+국악 콜라보. [사진 KBS 캡처]

보이차+국악 콜라보. [사진 KBS 캡처]

보이차를 마시는 법?
한국인과 중국인이 차를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중국에서 차는 생활 그 자체다. 그래서 (차인이 아닌) 일반 사람들은 예의를 따지지 않고 음료수 마시듯 차를 마신다. 또 중국에선 차가 몇 년도에 생산 됐는지, 가격은 얼마인지, 맛은 어떤지 정확히 따지는 편이다.  
 
반면 한국에서 차는 ‘정신문화’다. 생산 연도와 가격을 묻는 것이 낯설다. 차의 맛에 대해서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다. 이는 오흥덕 관장이 아쉬워하는 부분으로, 분위기보다는 차를 마시는 그 자체에 집중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보이차는 자사호에 우리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녹차 다기는 열을 많이 올려주지 못해 보이차의 깊은 맛을 우려내지 못한다. 3인 기준으로 150ml 차호에 5g 정도의 차를 넣고 우리면 된다. 하지만 전용 차호가 없다면 주전자에 약 1L의 물을 팔팔 끓인 후 차 1~2g 정도를 넣고 바로 불을 끈 뒤 식히면 제법 잘 우러난다. 보이차는 최대 30번까지 우릴 수 있는데, 우리면 우릴수록 맛이 달달해지고 색이 연해진다. 다만 침이 마르면 자신과 맞지 않는 차다.  
 
열이 많은 사람은 만든지 오래되지 않은 보이차나 녹차가 잘 맞지만 몸이 찬 사람들은 오래 발효된 보이차나 만든지 3년 이상 지난 숙차가 더 잘 맞는다. 오전에는 녹차, 점심에는 홍차, 오후에는 보이차가 좋다. 보이차도 시원하게 마셔도 되지만 되도록이면 따뜻하게 마시는 게 좋다. 또 기호에 따라 특정 방법으로 만든 특정 생산연도의 차를 마시기 보다는 다양한 차를 경험해보는 게 바람직하다.
 
※오흥덕 관장은 조만간 올바른 차 마시는 법을 영상으로 찍을 계획이라고 한다.
헤이리 석보 차박물관. [사진 차이나랩]

헤이리 석보 차박물관. [사진 차이나랩]

보이차를 수십 잔씩 마시며 이야기를 마치곤 그제서야 석보 차박물관을 찬찬히 둘러봤다.  
헤이리 석보 차박물관. [사진 차이나랩]

헤이리 석보 차박물관. [사진 차이나랩]

총 2층으로 이뤄진 박물관은 다양한 차, 다기, 미술품, 불교 유물 등이 진열돼 있었다.  
 
오흥덕 관장의 제자는 이곳은 박물관이라기보다는 차실(茶室)이라고 설명했다. 차실은 주인의 예술적 취향을 반영하는 일종의 사랑방으로, 박물관처럼 섹션이 딱딱 나뉘지 않아 편안한 분위기를 풍겼다.
석보 차박물관에 있는 금과공차. [사진 차이나랩]

석보 차박물관에 있는 금과공차. [사진 차이나랩]

석보 차박물관의 대표 유물은 바로 이것이다. 이 어마어마한 비주얼의 정체는 차다. 황제에게 공납되던 차라고 해서 공차)貢茶), 혹은 호박 모양을 띠고 있다고 해서 금과공차(金瓜貢茶)라고도 부른다. 8개의 줄이 있는데 이는 황제에게 공납됐다는 표식이다.  
 
1940년대에 만들어졌으며 무게는 62kg나 되는 금과공차는 세계에 단 2개 뿐이다. 나머지 하나는 대만 차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정확한 가치는 따질 수 없으나 1940년대의 좋은 차는 한 편(약 330~357g)당 5000만 원~1억 원을 호가한다고 하니 가히 천문학적인 가격일 것이다.
석보 차박물관에서는 보이차를 감정해주진 않는다. 오흥덕 관장의 제자는 "품질이 떨어지는 보이차만 있을 뿐 가짜 보이차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차를 가지고 오면 더 맛있게 마시는 방법과 적합한 다기를 무료로 알려준다고(차의 맛은 다기의 형태, 재질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하니 차에(특히 보이차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 번쯤 방문해보면 뜻깊은 시간이 될 듯하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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