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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MWC] 자율주행차 더디고 커넥티드카 대거 전시 … “3년 내 출시” 장담, 실현될까

중앙일보 2018.02.28 09:39
 
화웨이가 포르쉐와 손잡고 스마트폰으로 작동하는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EPA=연합뉴스

화웨이가 포르쉐와 손잡고 스마트폰으로 작동하는 자율주행차를 선보였다. EPA=연합뉴스

“바모스, 아델란테(힘내, 앞으로)”

호주서 볼보 자율주행 테스트때 캥거루 못 알아봐

“놀라 가나라스(못 이길걸)”
 
 
관람객들이 페달과 핸들까지 설치된 게임 기구 위에 앉아 레이싱을 펼치고 있었다. 관람객들은 화면에서 펼쳐지는 엄청난 속도감을 느끼며 게임에 몰입하고 있었다. 세계 최고의 카레이싱 포뮬러1 부스가 설치된 곳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MWC 관람객들이 포뮬러1이 마련한 가상현실 카레이싱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정봉 기자.

MWC 관람객들이 포뮬러1이 마련한 가상현실 카레이싱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정봉 기자.

 
스마트폰이 주인공 대접을 받던 모바일 전시회에 포뮬러1이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뮬러1이 모바일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이유는 5G가 열어나가고 있는 가상 현실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5G는 엄청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바탕으로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시간ㆍ감각 격차를 거의 ‘제로’ 수준으로 줄여준다.
 
이 때문에 경기력 측면에서 선수들은 레이스에서는 마주칠 수 없는 다양한 환경 속에서 훈련할 수 있고, 운영 측면에서 주최 측은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가상 현실 테스트를 통해 줄여나갈 수 있다. 동시에 새로운 종류의 e-스포츠도 만들 수 있다.
 
포뮬러 1 챔피언을 지낸 전설적 스페인 드라이버인 페르난도 알론소는 MWC 전시장을 찾아 “세상은 변하고 있다. 가상과 현실 세계가 서로 맞닿는 세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상과 현실이 맞닿는 세상은 레이싱처럼 스포츠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현실화는 녹록지 않은 듯 보인다. MWC에 전시된 차량은 자율주행보다는 대부분 스마트폰 기능들이 차량에 구현된 커넥티드카에 초점이 맞춰졌다.
벤츠의 커넥티드카 시스템인 MBUX.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벤츠의 커넥티드카 시스템인 MBUX. [사진 메르세데스-벤츠]

 
IT 기술을 접목한 포르쉐ㆍ벤츠ㆍBMW 등 자동차 업체들은 “3년 내로 자율주행차가 현실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자부하지만, 확신은 할 수 없어 보인다.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활용해 포르쉐 파나메라를 자율주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AI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주행할 수 있는 첫 번째 스마트폰 기업이다”며 “개를 인지하고 피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로드리더(RoadReader) 프로젝트를 통해 화웨이는 자동차의 속도와 주변 환경 등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AI를 스마트폰에 탑재했다. 하지만 이번 MWC에서 화웨이를 제외하고 순수한 자율주행차를 보기는 쉽지 않았다.
 
자율주행차가 3년 내로 개발을 완료한다고 했지만, 장래가 밝은 것은 아니라고 전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인간에게 어려운 수십 자리의 곱셈 계산 같은 일은 탁월하지만, 어린이들도 쉽게 하는 얼굴의 표정을 읽는 것은 인공지능에 어려운 과제인 것과 일맥상통한다.
 
자율주행차는 여전히 눈이 내리거나 비 오는 날 밤의 주행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도로 주행에는 수많은 돌발 변수를 완벽히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예를 들어 도로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사람이 차 앞을 가로지르겠다는 수신호를 보낼 때 인간은 즉각적으로 인지하지만, 인공지능 센서를 이를 명확히 읽어내기가 힘들다. 자율주행에는 공학적 요소뿐만 아니라 인문적 요소가 끼어들기에 기술의 발전만으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7월 엔비디아와 협업 중인 볼보가 호주 테스트에서 캥거루의 습성을 읽어내지 못해 오작동을 일으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볼보는 이미 스웨덴 테스트에서 들소ㆍ사슴 등 대형 동물을 만났을 때는 제대로 주행했지만, 펄쩍펄쩍 뛰면서 달리는 캥거루를 제대로 인지하는 데는 실패했다. 당시 인공지능은 캥거루가 뛰어올라 공중에 있을 때는 먼 곳에 있는 물체로 인식하고, 착지했을 때는 가까운 곳에 있는 물체로 판별했다.
 
이 때문에 MWC에서는 커넥티드카가 대부분 전시됐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엔비디아와 공동개발한 음성 인식 기반의 지능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Mercedes-Benz UX)를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학습이 가능해 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주행이 가능하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내비게이션과 도로명 주소 등을 가상 현실로 표현할 수 있다. 올봄부터 새로운 A-클래스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위 스마트폰 반도체 기업인 퀄컴도 커넥티드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퀄컴은 지난해 초 모바일과 자동차를 완전히 연결하는 시스템인 C-V2X(cellualr vehicle-to-everything) 개발에 착수했다. 퀄컴은 프랑스 자동차제조회사인 그루페 PSA와 협업 하에 9150 C-V2X 칩셋을 활용해 자동차가 도로의 장애물이나 위험 요소를 인지하면 다른 자동차에 즉각적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커넥티드카처럼 인간에게 편리한 기능을 갖춘 자동차는 가까운 미래 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5G 환경에서도 자율주행차가 나올지는 아직 예측이 쉽지 않다.
 
 
바르셀로나=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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