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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인데 위법행위 하겠나”…朴 변호인들의 4시간 최후진술

중앙일보 2018.02.28 09:07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0월16일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0월16일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변론해 온 국선 변호인들이 27일 결심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했던 일까지 없던 일로 치부하지 말아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일부 변호인은 감정에 북받쳐 울먹였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변호사 5명으로 구성된 국선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종 변론을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김혜영 “미혼인데 위법행위 할 이유 없다”
 
김혜영 변호사는 “피고인(박 전 대통령)이 미혼이고, 부양할 자식도 없고, 위법행위 해가며 공모할 이유가 없다”며 “실제 피고인에게 경제적 이익이 귀속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공소사실에는 무수한 고난을 딛고 당선된 피고인이 최서원(최순실)과 공모해 대통령의 명예를 한순간에 저버리는 위법행위를 했다고 돼 있다. 국민과 한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왔던 피고인이 단순히 최서원의 이익을 위해 명예와 가치를 한순간에 저버릴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검찰의 증거는 추측과 생각에 불과할 뿐이라고 밝혔다.  
 
박승길 “문재인 대통령은 박수받는데…” 눈물
 
박승길 변호사는 “평창올림픽 개회식, 폐회식이 매우 멋지고 감동적이었는데 마음이 상하는 순간이 있었다”면서 “개회식에서 ‘모두를 위한 미래’라는 주제로 사각형 led 무대가 등장하고 공연이 펼쳐졌다. 소통과 연결의 세상, 눈 부신 빛과 함께 미래의 문이 열린다, 이런 자막 설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아나운서는 ‘문으로 연결되니까 문으로 소통하니까 문통이네요’라고 했다. 이런 말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며 “문 대통령은 높은 곳에서 환영받고 박수받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우리 문화와 과학기술, 또 스포츠를 통해 국가브랜드를 널리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모든 일까지 없었던 일로 치부하지 말고, 실수가 있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불철주야 노력한 점을 감안해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부디 선처해달라”고 울먹였다.  
 
강철구 “피고인이 이 자리에 계신다면 이런 말 하지 않았을까”
 
강철구 변호사는 “이 자리에 안 계시지만 피고인이 만약 이 자리에 계신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법정에서 이야기했던 부분을 읽었다.  
 
그는 “구속돼 주 4회씩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통한 시간들이었다.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되돌아 왔고, 이로 인해 저는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다. 무엇보다 절 믿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던 공직자들과 국가 경제 위해 노력한 기업인들이 피고인으로 전락한 채 재판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참기 힘든 고통”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혔으면 한다. 모든 멍에와 제가 지고 가겠다”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진술을 마쳤다.  
 
남현우 “직접 증거 없는데 검찰 예단”
 
남현우 변호사는 “이 사건의 전체적 공소사실은 직접 증거가 없고, 여러 가지 방향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정황과 여지가 존재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에서 예단을 가진 특정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관련자들에게 필요한 진술을 얻어낼 때까지 진술을 요구하는 수사를 진행했던 게 아닌가 싶다”며 검찰 수사 과정을 비판했다.  
 
조현권 “역사에서 현명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
 
조현권 변호사는 “이 사건은 범죄사실 인정에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피고인에 대해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여론도 있고 반대로 정치적 판단이라는 여론, 이미 앞서 많은 판결에 있어서 결론이 정해져 있다는 여론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건은 현직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형사재판까지 간 역사적이고 중대한 재판”이라며 “훗날 역사에서 평가할 때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현명한 판단을 했구나 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앞서 판결과 관계없이 세세한 부분까지 면밀히 살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 국선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의 거부로 그를 한 번도 접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건 수사 및 재판 기록 등을 검토해 박 전 대통령 측 방어논리를 세워 재판에서 검찰에 대응해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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