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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ㆍ 김정은 부자가 브라질 여권을 만든 이유는?

중앙일보 2018.02.28 07:05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부자가 1990년대 브라질 가짜 여권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통신, 여권 사본 입수해 보도
서유럽 2개 국가에 비자발급 신청도
유사시 탈출로 확보위한 시도라는 해석도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유럽의 고위 안보소식통 5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김정일과 김정은으로 추정되는 인물 사진이 첨부된 여권사본을 공개했다.
 
이들 소식통들은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사진 속 인물이 김정일ㆍ김정은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주장했다.

 
김정일의 브라질 가짜여권 사본. [로이터=연합뉴스]

김정일의 브라질 가짜여권 사본. [로이터=연합뉴스]

이번에 처음 공개된 가짜 여권의 사본에는 김정일 여권의 경우 ‘Ijong Tchoi’, 김정은 여권에는 ‘Josef Pwag’이라는 가명이 각각 표기됐다.
 
여권속 김정일의 생년월일은 ‘1940년 4월 4일’로 기록돼 있다. 여권에 나온 출생지는 브라질 상파울루다. 김정은의 생년월일은 ‘1983년 2월 1일’로 적혔다.  
 
2011년 사망한 김정일의 생년월일은 1942년 2월 16일로 알려졌으며, 김정은의 출생일에 대해서는 1984년 1월 8일로 우리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문제의 여권은 유효 기간이 10년으로, 1996년 2월 26일 체코 프라하에 있는 브라질 대사관에서 발급됐다는 스탬프가 찍혀있다. 김정일이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북한을 집권하고 있던 시기이며, 김정은은 10대 초반 무렵이다.
 
김정은의 브라질 가짜 여권 사본. [로이터=연합뉴스]

김정은의 브라질 가짜 여권 사본. [로이터=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브라질의 한 소식통은 “이들 2개의 여권은 영사관에서 발급을 위해 공란으로 보내질 때까지 합법적인 서류였다”고 말했다. 실제 사용이 가능한 여권이었다는 의미다.
 
김정일 부자는 브라질 여권을 이용해 서방 국가로부터 비자발급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들 여권은 최소 2개의 서방 국가에 비자발급 신청을 위해 제출됐으나 실제 비자가 발급됐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여권이 브라질과 일본, 홍콩 여행에 사용됐을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실제 김정은이 1991년을 전후해 브라질 여권으로 일본을 극비리에 방문했었다는 2011년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 내용도 덧붙였다.
 
김정은은 어린 시절 스위스 베른의 국제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독일 베를린에서는 대사관 운전사의 아들 행세를 하며 미디어의 관심으로부터 벗어나기도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여행 욕구나 유사시 가능한 탈출로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주재 북한 대사관은 김정일ㆍ김정은 사진이 부착된 여권과 관련해 언급을 거부했고, 브라질 외교부는 여권발급 과정을 조사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사본을 제공한 소식통이 여권사본을 어떻게 입수했는지에 대해서는 보안상 이유를 들어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권내 사진이 위치한 페이지만 입수한 상황이므로 만약 복사본의 사진을 위조했다면 진위를 식별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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