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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도 못한 박근혜 국선변호인의 ‘눈물’…평창올림픽 언급한 이유

중앙일보 2018.02.28 06:06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국선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을 면담 한 번 못했지만 27일 4시간이 넘도록 ‘눈물 변론’을 펼쳤다.
박승길(43·사볍연수원 40기) 서울중앙지법 국선전담변호사(왼쪽)와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박승길(43·사볍연수원 40기) 서울중앙지법 국선전담변호사(왼쪽)와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0년,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구속기간 연장에 반발해 재판을 보이콧해왔다. 유영하 변호사 사퇴 후 국선변호인단 5명이 선임됐지만, 이들과 면담조차 하지 않았다.  
 
국선변호인단은 이날 결심공판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박 전 대통령 대신 검찰 구형 후 공소사실을 하나씩 반박하며 최후 변론에 나섰다. 특히 박승길 변호사는 “대통령으로서 불철주야 노력한 점을 감안해 달라”며 눈물까지 흘렸다.
 
박 변호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774억원 강제모금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이 출연하라고 협박하지 않았고, 기업들이 두려워 돈을 낸 피해자도 아니다”라고 했다.  
 
변론 과정에서 갑자기 평창올림픽 이야기도 꺼냈다.  
 
박 변호사는 “이번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상하는 순간이 있었다”면서 “‘‘미래의 문’이라는 LED 디스플레이와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노래가 나오는 장면에서 아나운서가 ’문으로 소통하네요. 문통이네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나운서가) 이런 말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박 전 대통령은 헌 집이고 불통이며 사람을 생각하지 않은 대통령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높은 곳에서 환영과 박수를 받는다”고 언급했다.
 
또 “하지만 저는 박 전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준비를 수년간 하면서 비용과 시설 문제를 고민했고 우리 문화와 과학기술을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여겨 노력했다”며 “마음속으로 수감된 박 전 대통령에게 수고하셨다고 박수를 보냈다”고 울먹였다. 
 
그는 “우리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일이 박 전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했던 일까지 없던 것으로 치부하고 감옥에 가두고 평가하지 않아야 가능하다는 것인가”라며 “부디 실수가 있었더라도 불철주야 대통령으로서 노력한 점과 사적 이익이 없었다는 점을 부디 감안해서 판결해주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방송이나 신문을 보지 않고, 읽던 책이나 서신을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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