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삼성전자 작년부터 ‘주 52시간’ 연습 … 영세업체는 “주 68시간도 못 지켜”

중앙일보 2018.02.28 01:08 종합 6면 지면보기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에 대비한 예행연습에 한창이다. 출퇴근 게이트를 통과하면 인트라넷 근태 시스템에 출퇴근 시간이 기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석 달째 연습해 본 결과, 대체로 잘 지켜지고 있는 편”이라며 “대기업들은 법이 개정되면 지키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300인 이하 중소기업 8조 부담 늘어
“휴일 일 많은 숙박업 등은 예외를”

경남 거제 소재 A 철강사. 인근 조선소에 철제 구조물을 납품하는 이 회사는 지금도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일감이 많을 땐 근로자 50여 명이 휴일에 나와 꼬박 일해도 납품 기일을 맞추기 어렵다. 직원을 못 구해 공장 내 20대 한국인 근로자는 병역특례자 한 명뿐, 나머지는 모두 외국인 근로자다. 익명을 요구한 이 철강사 임원은 “국내 2, 3차 협력사에 가서 법정 근로시간 위반 책임을 물으면 감옥에 가지 않을 사장이 없을 판”이라고 말했다.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고 공휴일을 유급 휴일로 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상임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부터, 50인 미만은 2021년 7월부터 법 적용이 유예됐지만, 2~3년 뒤라고 기업 환경이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것이 고민이다.
 
관련기사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으로 줄이면 300인 이하 중소기업은 한 해 8조6000억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특히 개정안이 근로시간 제한이 없는 특례업종을 기존 26개에서 5개로 줄이기로 한 것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엔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택시·택배 기사 등 운수업과 보건업을 제외하면 모두 주당 5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은 불법이 된다.
 
재계는 산업마다 다른 근로 형태를 고려해 정책을 짜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소기업은 원청으로부터 받는 일감 확보 물량에 따라 노동시간이 들쭉날쭉할 수 있고, 숙박·목욕탕·휴양시설 등 서비스업은 공휴일에 일이 몰리기 때문에 불가피한 연장근로 예외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