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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여직원 “판사가 성추행” … 병원선 레지던트가 인턴 성폭행

중앙일보 2018.02.28 01:01 종합 8면 지면보기
성범죄를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법조·의료계 등 사회 전 영역으로 번질 기세다.
 

고양지원, 미투 설문조사 결과 게시
강남 종합병원 피해 여성도 폭로
검찰, 성범죄 수사범위 넓힐지 고민

27일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는 회의를 열었다. 안건으로는 전국 법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및 성추행 피해 실태조사’를 여는 방안 등이 올라왔다.
 
노조 관계자는 “그간 숨죽이던 피해자들이 하나둘씩 목소리를 내는 사회 분위기에서 법원도 제대로 조사를 해 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며 “일부에선 사안이 민감한 만큼 방법이나 절차상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어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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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법원 내에선 처음으로 ‘미투 설문조사’(9일 실시)를 실시해 결과를 법원 내부망에 게시했다. 여성 응답자 50명 중 16명(32%)이 직접 피해를 봤거나 피해 사례를 목격 또는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특히 4명은 판사로부터 성추행 등을 직접 당했다고 답했다.
 
이에 고양지원은 28일부터 전 직원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고양지원 관계자는 “이번 주 내에 1차 조사를 마치고, 성추행 등의 피해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다음주 2차 후속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투’ 운동은 의료계로도 번졌다.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종합병원 레지던트가 여성 후배 인턴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피해 여성인 A씨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2016년 병원에서 인턴 지도를 담당하던 레지던트 의사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레지던트 중에서도 급이 가장 높은 ‘치프 레지던트’로 당시 인턴 업무 평가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저녁을 사 주겠다며 자신을 불러내 술을 강권했고, 자신이 몸을 가누지 못하자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A씨의 사과 요구에 B씨는 “네가 이런 식으로 나오면 같은 병원에서 일 못한다” “너 남자친구랑 결혼해야지” 등의 말로 협박했다고 한다.
 
A씨는 결국 지난해 7월 해당 병원에 문제를 제기했다. 경찰은 같은 해 8월 B씨를 준강간 및 강제추행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해당 병원은 문제가 제기되자 B씨를 직무대기 조치하고 징계위원회도 여러 차례 열었지만 아직까지 징계 수위는 결정되지 않고 있다고 A씨는 주장했다.
 
미투 운동의 일환으로 제기되는 여러 폭로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과 별도로 검찰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피해자가 고소 등 처벌 의사를 표시해야만 성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 조항은 2013년 6월 폐지됐다. 따라서 이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당국이 인지수사 형태로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대검 고위 관계자는 “검찰 내 성범죄 사건을 규명하는 조사단의 수사범위를 넓혀야 하는지, 아니면 경찰에 전적으로 맡겨야 하는지를 모두 열어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고양=전익진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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