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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린 만큼 거둔 윤성빈·이상호 기적 베이징서 가능할까

중앙일보 2018.02.28 00:02 경제 11면 지면보기
“겨울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되돌아본 평창올림픽 ②
국내서 열리는 대회 전폭적 지원
썰매·설상 등 역대 최대 메달 따내

당장 내년부터 후원 크게 줄어들듯
귀화 선수 지원 일회성에 그칠 우려

겨울 스포츠 과감한 구조조정 필요
빙상연맹 등 문제 단체 개혁도 시급

지난 17일 윤성빈(24)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은 작심한 듯 ‘돈’ 이야기를 꺼냈다. 스켈레톤에서 썰매 종목 최초의 금메달을 따낸 윤성빈의 성과 뒤엔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4년 전만 하더라도 돈이 없어서 눈물을 흘리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2013년까지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의 후원사는 포스코대우 한 개 뿐이었다. 해외 훈련 연간예산은 5억원이 전부였다. 썰매 장비를 구입하거나 외국인 스태프를 영입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지원이 늘어났다. 후원사도 현대자동차·LG·포스코·KB·아디다스 등 9개로 늘었다. 대표팀은 장비를 개선하고, 리처드 브롬리(영국) 등 외국인 코치진을 보강했다. 선수에 스태프까지 합치면 해외훈련 때 움직이는 인원만 약 50명이다. 훈련 예산은 4년 전보다 5배 정도 늘어난 25억원 규모다. 썰매 종목은 과감한 투자에 힘입어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 1개를 따냈다.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이 금메달을 따내고, 바이애슬론에서 귀화선수 티모페이 랍신(가운데 사진)이 역대 최고성적(16위)을 거둔 것은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전망은 밝지 않다. 스키협회에 항의하는 대표선수들(가장 아래). [중앙포토, 연합뉴스]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이 금메달을 따내고, 바이애슬론에서 귀화선수 티모페이 랍신(가운데 사진)이 역대 최고성적(16위)을 거둔 것은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전망은 밝지 않다. 스키협회에 항의하는 대표선수들(가장 아래). [중앙포토, 연합뉴스]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위 사진)이 금메달을 따내고, 바이애슬론에서 귀화선수 티모페이 랍신이 역대 최고성적(16위)을 거둔 것은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전망은 밝지 않다. 스키협회에 항의하는 대표선수들(사진 아래). [중앙포토, 연합뉴스]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위 사진)이 금메달을 따내고, 바이애슬론에서 귀화선수 티모페이 랍신이 역대 최고성적(16위)을 거둔 것은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전망은 밝지 않다. 스키협회에 항의하는 대표선수들(사진 아래). [중앙포토, 연합뉴스]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사진 위)이 금메달을 따내고, 바이애슬론에서 귀화선수 티모페이 랍신(사진 가운데)이 역대 최고성적(16위)을 거둔 것은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전망은 밝지 않다. 스키협회에 항의하는 대표선수들. [중앙포토, 연합뉴스]

스켈레톤에서 윤성빈(사진 위)이 금메달을 따내고, 바이애슬론에서 귀화선수 티모페이 랍신(사진 가운데)이 역대 최고성적(16위)을 거둔 것은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그러나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전망은 밝지 않다. 스키협회에 항의하는 대표선수들. [중앙포토, 연합뉴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획득한 이상호(23)의 은메달도 대한스키협회의 전폭적인 후원 없이는 불가능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은 지도자 1명이 선수 5명을 인솔하면서 매니저·운전기사·요리사 역할까지 도맡았다. 현재는 기술·장비·치료·체력을 전문 관리하는 국내외 지도자 5명에 별도 지원스태프까지 구성됐다. 마음껏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기량을 쌓은 이상호는 대한민국 최초 설상(雪上)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 5, 은 8, 동 4개로 종합 7위에 올랐다.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땄다. 쇼트트랙(금3, 은2, 동1)과 스피드스케이팅(금1, 은4, 동2)에서 선전했고, 빙상에 치우쳤던 메달 분포도 넓어졌다. 루지, 아이스하키 등 다른 종목에서도 역대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귀화선수를 영입하고 훈련 기간을 늘리는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하지만 4년 뒤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당장 내년부터 후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평창올림픽에서 스타로 떠오른 피겨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도 4년 뒤 올림픽 출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평창에서 멋진 연기를 펼친 덕분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금을 하고 있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스키협회는 상황이 더 나쁘다. 2014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스키협회장을 맡은 뒤 훈련여건이 좋아졌다. 올림픽 출전권을 늘리기 위해 모든 종목에 외국인 코치가 배정됐다. 그러나 지난 13일 신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 뇌물공여혐의로 법정구속됐다. 올림픽 이후엔 회장사의 지원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티모페이 랍신(바이애슬론), 아일린 프리쉐(루지) 등 귀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낸 종목에 대한 지원도 일회성에 그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메달 획득을 위해 기업이 언제까지 후원을 해야하느냐’는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올림픽 메달로 국위 선양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주장이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네덜란드가 빙상, 노르웨이가 설상 강국이 된 건 자연환경 덕분이다. 그런데 한국은 겨울스포츠 환경이 좋지 않은 편이다. 동호인이 적기에 자생적 발전 구조를 만들기 힘들다. 국민적인 관심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다”며 “겨울스포츠 종목에도 차분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관심이 적거나 비전이 없는 종목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종목 단체들의 각성도 절실하다. 빙상연맹은 올림픽 내내 비난을 받았다.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선수 관리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노선영 사태로 불거진 팀워크 논란과 쇼트트랙 코치 폭행, 선수간 불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현 집행부와 반대파의 알력 다툼도 벌어졌다. 스키협회 역시 올림픽 직전 대표에서 탈락한 선수들이 반발하며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여자 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낸 컬링연맹도 지난해 8월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돼 제대로 된 운영이 힘들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는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신설하고 비리 척결에 나섰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반대파를 찍어내거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해 활용된 경우가 많았다”며 “겨울스포츠 발전과 투명한 단체 운영을 위해 정부와 체육회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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