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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해외매각 반대 … 벼랑 끝에 몰린 금호타이어

중앙일보 2018.02.28 00:02 경제 1면 지면보기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이다. 노사가 자구계획안에 대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등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산은, 오늘 실무회의 열어 처리 결정
채권단, 자구안 불발에 최후통첩
노조는 해외 매각 공식 철회 주장
경영정상화계획 합의 어려워져

법정관리 땐 채권단 손해 크게 늘어
차선책으로 워크아웃 택할 수도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8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채권단) 실무회의를 열고 처리방안을 수립하겠다고 27일 밝혔다. 27일 오후까지도 금호타이어 자구계획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경영정상화계획 이행 약정서(MOU)’ 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27일 안으로 노사동의서를 체결하지 않으면 더는 기다려주지 않겠다는 일종의 최후통첩이다.
 
산업은행은 27일 낸 입장 자료에서 “자구계획 이행을 통한 경쟁력 확보 등의 조치가 없다면 (금호타이어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28일 채권단 협의를 거쳐 모든 실행 가능한 처리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실행 가능한 처리방안에는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등이 포함되며, 강력한 구조조정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앞서 채권단은 지난달 18일 금호타이어의 차입금 만기를 1년 연장해 주면서 MOU 체결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시한은 26일까지였다. 그러나 채권단과 금호타이어는 결국 MOU를 체결하지 못했고, 26일 열리기로 돼 있던 이사회도 연기됐다. MOU 체결을 위해선 반드시 회사 측이 제시한 자구계획안에 대한 노사 간 합의가 필요했지만, 노조의 반발 때문에 27일까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가 노조에 제시한 자구계획안의 주요 내용은 ▶경쟁력 향상 방안(생산성 향상·무급 휴무·근무형태 변경 등) ▶경영개선 기간 중 임금 동결 ▶임금체계 개선(통상임금 해소) 및 조정 ▶임금피크제 시행 ▶복리후생 조정 등이다. 노조 역시 이런 내용에는 대부분 동의하면서 협상이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단이 추진 중인 해외매각이 큰 걸림돌이 됐다. 노조는 앞서서도 해외매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27일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매각 추진 계획을 공식 철회해야 한다”며 “공식 입장이 없으면 노사 간 경영정상화 자구계획안 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채권단이 26일 “향후 해외 매각이 불가피할 시 별도 합의를 거쳐 진행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해외매각과 관련해선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채권단이 전향적인 자세로 해외매각을 백지화하지 않는 이상 MOU 체결도 최종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채권단이 입장을 바꿀 확률은 매우 낮다. 채권단 역시 금호타이어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경영 정상화가 최선의 대안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수 가능성이 가장 큰 것은 지난해 협상이 진행됐다가 무산된 중국의 더블스타다.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간 MOU 체결이 최종 무산되면, 채권단의 다음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다. 실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으로 법정관리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처리에 대한 질문에 “노조가 자구계획에 동의하지 않으면 회생시킬 방법이 없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모든 가능성에는 법원 절차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구계획 이행을 전제한 비용절감, 기술개발·품질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 중국 사업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외부자본 유치를 검토하며 노조와 경영정상화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정관리라는 강수를 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다른 채권단 구성원들이 법정관리를 부담스러워하고 있어서다. 법정관리로 가면 채권단 입장에서도 손해가 막대할 수밖에 없다. 또한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파급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법정관리 대신 워크아웃을 택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는 2014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약 3년 만에 또다시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된다.
 
윤정민·한애란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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