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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MWC] "세계 최초 연연하지 않겠다" 고동진 사장이 밝히는 삼성 리더십의 변화

중앙일보 2018.02.27 10:26
삼성 고동진 부문장이 과거 '삼성 리더십'과는 사뭇 다른 자신만의 리더십 철학을 밝혔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 고동진 부문장이 과거 '삼성 리더십'과는 사뭇 다른 자신만의 리더십 철학을 밝혔다. [사진 삼성전자]

“세계 최초, 업계 최초에 연연했다. 하지만 이제 그건 의미 없다. 하나를 하더라도 의미 있는 걸 추구하겠다.”
 
삼성 ITㆍ모바일 부문을 총괄하는 고동진 사장이 갤럭시 S9 언팩 행사 다음 날인 27일(현지 시각) 기자들을 만났다. 최근 무섭게 추격해 오는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그리고 인도 시장에서의 불안한 징조 속 삼성 모바일의 미래 전략에 대해 밝혔다. 2017년 3분기 중국 시장에서 삼성은 톱 5위 자리에서도 밀려났다. 이 기간 인도에서도 점유율 26%로 25%의 샤오미에 턱밑까지 추격당하고 있다. 삼성은 신제품 갤럭시 S9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조급할 만한데도 그의 리더십은 삼성의 전통적인 것과 사뭇 달랐다.  그의 말에서 ‘초일류’를 지향하던 삼성 리더십이 최근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중국 시장에서 힘들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2017년 전체 중국 시장에서 삼성이 압도적인 1위다. 중국 시장은 어려운 시장이다. 지난해 5월 리더십을 바꾸고 9월 현지 판매 조직의 한축을 없애버렸다. 의사결정을 빨리할 수 있게 해놨고 그동안 영업이익이 안 좋아지면서 현지 거래처들과 같이 운영하는 소매점의 구조적 혁신작업에 들어갔다. 무너지는 건 굉장히 빠르고 회복하는 건 시간이 걸린다. 일단 스스로가 조급하지 않으려고 항상 다짐한다. 매달 방문하고 있고 챙기고 싶은 것도 많지만 스스로 자제하고 바뀐 리더십과 조직에 권한을 주고 알아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며 기다리려고 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들이 실험적인 하드웨어를 내놓고 있다.
“휴대전화는 우리가 중국보다 먼저 했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에게 의미 있는 혁신을 내놓기보다 세계 최초, 업계 최초에 연연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게 의미 있는 것 같지 않다. 무얼 하든 소비자들이 의미가 있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는 것을 시장에 도입하는 게 우리 전략이다. 중국은 3D, 디스플레이 터치 등을 발표하지만 우리는 뭔가 하나를 하더라도 의미 있게 하는 방향을 추구한다.”
 
 
-이번 출시한 갤럭시 S9에서 중국이 선호하는 골드 색상이 빠져 있다. 경쟁력이 부족해서 뺀 것인가.
“제가 사장이 된 뒤 처음 출시한 제품이 S7이었다. 당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시장에 나오고 소비자들 체험하고 만져보니 평가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우리가 뭔가를 만들어서 기술을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강요했던 시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사용하는 기능에 대해 편리하게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이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방향의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인도 시장도 불안한 상태다.
“인도시장은 저희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다. 제품 포트폴리오부터 현지 유통전략 거래처가 100% 열린 시장이라 공을 오래 들여야 한다. 현지 대규모 체험 공간도 준비하고 있다. 한해 인도를 평균 2~3번 방문하는데 4월 방문 예정이다. 그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이재용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경영 위기가 해소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체감하고 있나.
“부회장은 그 전에도 ITㆍ모바일 부문에 필요한 지원을 많이 했다. 저 같은 전문경영인도 만나서 거래할 수 없는 거래처의 책임자들이 있다. 그런 분과 직접 만나 필요한 도움을 줬다. 부회장은 실제로 일할 때도 깊이 간여하지는 않았다. 클라우드 사업을 할 때도 제가 건의를 하면 크게 반대를 하지 않았고 실제 일은 사업부장 중심으로 돌아갔다. 지금 나오신 지 얼마 안 됐는데 상당히 마음은 편하다.”
 
 
-삼성 부문 사장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미래전략 회의를 공유하는 사장단회의가 없어졌다는데.
“없어진 지 꽤 됐다. 무선사업부는 전기, 배터리, SDI, 디스플레이, SDS 등 관계사가 매우 많다. 주기적으로는 항상 모였다. 사장단회의가 없어지고 난 다음엔 실제 업무를 위한 모임을 했다. 아쉬움이 있는 점은 물산이나 중공업 등 전자 바깥 분들을 만날 일이 정말 없다. 다만 전자 관계사 사장들과 모임을 계속하고 있고 한꺼번에 여럿이 모이는 자리도 있다.”
 
 
-2010년 미국에서 갤럭시S를 발표한 뒤 많은 일이 있었다. 소회는.
“소비자들, 시장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듣는다는 게 우리 방침이자 철학이다. 지난 10년간의 교훈이다. 힘들었지만 1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조직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 10주년이라서 뭘 내놓기보다는 로드맵을 통해 움직인다. 내년이나 2020년에 필요한 기술 환경이나 사용자의 기대가 몇 가지 있다. 이런 걸 타겟팅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
 
 
바르셀로나=이정봉 기자 mole@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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