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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MWC] 살해 위협 받아도 꿋꿋이 자기 주장 펼치는 美 통신위원장

중앙일보 2018.02.27 10:20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아지트 파이 위원장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에서 자신의 망 중립성 폐지 원칙을 꿋꿋이 지켰다.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아지트 파이 위원장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에서 자신의 망 중립성 폐지 원칙을 꿋꿋이 지켰다.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아지트 파이 위원장이 27일(현지 시각)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행사장의 연설자로 모습을 드러내자 수백명의 관람객이 숨을 죽였다.
 
파이 위원장은 트럼프 정부에 발탁된 인물로 지난해 말 위원회가 망 중립성을 폐기하는 결정을 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미국 네티즌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8에서도 기조 강연자로 나서기로 했지만, 살해 협박을 받으면서 하루 전 참석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망 중립성 폐지 원칙을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그 누구도 공짜 티켓을 얻어서는 안 된다”며 “통신사업자들이 부당 경쟁 행위나 시장 실패를 통해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므로 규제해야 한다는 바보 같은 가정에 기반을 둔 규제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파이 위원장은 규제를 최소화하는 것은 5G 시대에 필수적이라며 망 중립성 폐지 결정에 힘을 실었다. 그는 “5G의 미래를 실현하려면 미국은 현대적이고 유연하고 가벼운 망 규제가 필요하다”며 “1930년대처럼 한방에 통제하려는 모델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여론이 사회적 관계가 아니라 팩트에 기반을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망 중립성은 이동통신사 등 망을 구축하는 네트워크 사업자가 콘텐트 사업자와 이용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도록 하는 원칙이다. 트래픽이 많이 나오는 콘텐트 사업자라도 이로 인해 차별을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망 구축에는 기여하지 않았어도 이를 충분히 이용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과 구글과 같은 사업자가 거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이 원칙이 폐기되면서 버라이즌ㆍAT&T  등 거대 통신사업자들이 콘텐트 사업자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파이는 통신사업자의 투자를 독려하려면 ‘최소한의 규제’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의 마르셀로 클로어 CEO는 파이를 옹호했다. 그는 “망 중립성 폐지는 망을 유지ㆍ보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톨게이트에서 요금을 받는 것처럼 더 빠른 속도로 망에 접속하는 사람에게 요금을 더 부과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의 시각은 달랐다. 안드루스 안십 EU 디지털싱글마켓 위원회 부위원장 “유럽은 예측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 규칙을 바꾸는 건 쉽지 않다”며 망 중립성 폐기를 에둘러 비판하면서도 “미국의 문제는 미국인들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파이 위원장의 주도로 이뤄진 망 중립성 폐기는 최근 미국 변호사가 연합해 철회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비화한 상황이다.
 
바르셀로나=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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