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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단체들, 쏟아지는 '미투'에 "이게 나라냐" 긴급 토론회

중앙일보 2018.02.26 22:52
26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한국여성단체 연합 주최로 미투운동 관련 긴급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최규진 기자

26일 오후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한국여성단체 연합 주최로 미투운동 관련 긴급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최규진 기자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여성단체들이 한 데 모여 범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이크임팩트 라운지에서 ‘우리는 아직도 외친다. 이게 나라냐!’라는 이름으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미투' 운동을 통해 실질적으로 성차별 해소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가 사회를 맡고 김명숙 한국여성노동자회 노동정책국장,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오성화 연극기획자 등이 전문가 패널로 나섰다. 
 

사회를 맡은 김영순 공동대표는 “지난 촛불광장에서 저희가 외쳤던 고해가 정권 변화를 이끌어냈지만 여성에겐 아직도 수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침묵하고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을 사회적 변혁운동으로 해석했다. 첫 발제에 나선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투 운동에서 개인적 차원을 넘어선 구조적 성차별에 주목해야 한다. 젠더 자체가 권력 관계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주요 발언 요지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서지현 검사의 공개적 고백이 있은 뒤 한 달여간 SNS와 언론을 달구고 있는 감정의 폭발적 흐름은 사실 많은 이들의 경험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피해자의 요구와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중요하며 부정의 해소를 위한 법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존재감은 비로소 나타날 것이다. 
 
▶권김현숙 여성주의 활동가= 서지현 검사님의 ‘내 잘못이 아니다’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난 몇 십 년간 한국 반성폭력 운동이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 등을 통해 전달해온 메시지가 통했다는 생각이다. 여성들이 겪은 피해를 얘기할때 정말로 사태는 달라질 수 있다. 이런식의 변화가 사실 정말 혁명적이라 생각한다.
 
▶신희주 여성문화예술연합 감독= 한국의 강간문화를 부수고자 하는 거대한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피해자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적극적인 협력을 표명해야 한다. 수많은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했던 이윤택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찬조 연설을 했다. 갑자기 나타난 괴물이 아니다. 탁현민 행정관, 홍준표 대표, 김어준 씨 등이 여전히 사회 권력 계층인 현실이 더해져서 이윤택 같은 남성이 여성을 손쉽게 착취하고 존경을 받는 일이 가능했던 것이다.
 
▶오성화 성폭력 반대 연극인행동·연극기획자= 연극계의 경우 1인에게 각종 정보와 작품 권한 등이 집중되는 극단 내의 구조를 봐야 한다. 연극인들이 각계각층 전문가들과 이 영역 특수성을 해석하면서 필요한 것에 대한 지원과 방안이 필요하다. 정책이나 법의 도움을 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제도 안에서 할 수 없는게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관련법이 있지 않으면 연극인들은 아주 극단적인 피해의 사각지대에 남을 수 밖에 없다.
 
▶김명숙 한국여성노동자회 노동정책국장=정부가 직장 내 성희롱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성희롱 진정사건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처벌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특정 부처 담당자가 일을 처리하다 보니 직장 내 성희롱 등은 근절되지 않는다. 공공이나 민간 부문을 모두 포괄하는 범정부 차원의 성희롱, 성폭력 대응체계를 마련하여 체계적인 대책 수립과 집행이 필요하다.
 
최규진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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