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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사신' 정해구…범진보 정당 대표 연쇄 면담

중앙일보 2018.02.26 17:21
정해구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의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후 의장실을 나서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해구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세균 의장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후 의장실을 나서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시간이 많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 개헌안을 준비 중인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의 정해구(63) 위원장이 26일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개헌과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정 위원장은 정부 개헌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3일 출범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자문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정 의장 등을 면담한 뒤 기자들에게 “(다음 달) 11일까지 열심히 해서 12일에 (개헌안을) 완성하고, 13일 대통령께 보고해야 한다. 그래야 20일을 전후해 발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의 국회 방문은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국회의 합의를 기다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정부도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국민 개헌안을 준비하고 국회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월 중 개헌안 발의’를 천명했지만, 국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 위원장은 “국회의장에게 ‘개헌을 조금 더 빨리 상의해줬으면 좋겠다. 자문특위가 준비는 해뒀지만 이전에 국회에서 논의가 많이 이뤄진 만큼 특별히 반영하면 좋을 내용을 전달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면담 내용을 밝혔다. 
 
추 대표에게는 “민주당의 개헌 당론 외에 추가적인 사항이 있으면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1차 목표는 국회나 각 정당에서 의견 수렴된 것을 갖고 개헌안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여야의 합의 없이는 현실적으로 개헌안의 국회 통과가 어려운 만큼 국회와의 협력에 힘써달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국회 관계자는 전했다. 추 대표는 “국회의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해 정부가 나선 만큼 모쪼록 국민 정서에 맞는 정부안을 잘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들과의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들과의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정 위원장은 27일엔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28일에는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를 만난다. 대법원(26일)과 헌법재판소(27일) 등 주요 헌법기관도 찾아 개헌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 정 위원장은 이날 “기본적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만큼 입법부·사법부·헌법재판소의 의견을 두루 보내달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야당과는 면담 일정을 잡지 못했다. 정 위원장은 ‘한국당 등 야당 대표와도 만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희가 (만남을) 제안한 상태고, 아직 답변은 오지 않았다. 약속이 잡히는 대로 만나서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민 개헌안을 국회가 합의해서 만들려고 하고 있는데 왜 자문특위에서 개헌안을 만들려고 하느냐.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정 위원장 쪽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지만, 개헌안은 국회에서 먼저 만드는 것이 맞기 때문에 만날 예정이 없다는 게 유승민 공동대표의 뜻”이라고 했다.
 
여권에서는 ‘6월 개헌 연대’를 제안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김민석 원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약속 파기 전문인 한국당 외 바른미래당·민평당·정의당의 정책연구원 및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에 6월 개헌 관련 합동 세미나 개최를 제안한다”며 “6월 개헌 대국민 약속 재천명을 촉구한다”고 썼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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