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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 첫 체포영장...김해 극단 조증윤 대표 체포

중앙일보 2018.02.26 16:36
김모씨가 서울예대 익명게시판에 올린 미투 글. [연합뉴스]

김모씨가 서울예대 익명게시판에 올린 미투 글. [연합뉴스]

미성년자 단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경남 김해 극단 번작이 조증윤(50)대표가 경찰에 체포됐다. 서지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공개하며 미투(#Me Too) 운동이 시작된 후 피의자가 경찰에 체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26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씨를 체포했다. 조씨는 2007~2012년 당시 16·18세이던 여자 단원 2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조씨를 체포하면서 조씨의 차량과 극단 사무실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조씨로부터 차량과 사무실 등에서 성폭력 등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씨는 이날 경찰 조사에서 “서로 호감이 있었을 뿐, 강제적으로 한 건 아니다”는 취지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빌라 2층으로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하고 동영상을 촬영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연합뉴스]

빌라 2층으로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하고 동영상을 촬영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연합뉴스]

 
조씨의 성폭행 의혹이 가장 처음 제기된 건 지난 18일이다. 김모(26·여)씨는 익명게시판인 서울예대 대나무숲에 중학생이던 16세 때, 방과 후 수업으로 연극부에 들어갔다가 연극 연출가인 조씨에게 성폭력을 당한 내용을 올렸다. 
 
이후 실명으로 된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한번 피해 사실을 알렸고, 조씨에게 피해를 본 세 명의 사연을 대신 올리기도 했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미투 운동, 특히 이윤택 연출가에 대한 피해자들의 고백을 보면서 내가 당한 일을 거울로 다시 보는 것 같았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없게 하기 위해서, 미처 목소리 내지 못한 후배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택씨가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 포토]

이윤택씨가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 포토]

 
한편 미성년자 단원을 성폭행한 의혹을 받는 조씨가 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 강사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조 대표는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김해의 일부 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 강사를 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학교만 중학교 4곳이다. 김해교육청은 이들 학교를 중심으로 조 대표가 강사로 활동한 적이 있는 학교를 파악해 조 대표의 수업, 내용, 수강 학생 정보 등을 전부 확인해 추가 피해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방과 후 학교의 경우 강사 외 교사 또는 학부모도 참여하게 돼 있는데, 당시 조 대표와 같이 수업한 교사를 상대로 당시 문제는 없었는지 등도 함께 살펴보기로 했다. 당시 방과 후 수업은 대부분 교실에서 이뤄졌지만, 공연 리허설 등이 필요할 때 극단에서도 수업이 진행된 것으로 교육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김해교육지원청 관계자 “조 대표는 서류와 면접, 성범죄 조회 등 정상 절차를 거쳐 채용됐다”며 “피해자 중 일부가 방과후학교 수업을 들었던 학생인 것으로 알고 있다. 연극에 꿈이 있어 정규 수업 시간 외에도 극단에서 더 활동한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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