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교조 휴직 불허’ 어긴 진보교육감에 당혹스런 김상곤

중앙일보 2018.02.26 15:38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진보 성향 교육감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교육부가 ‘법외노조’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전임자 휴직을 불허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진보' 교육감들이 이를 따르지 않기로 하면서다. 
 

교육감 시절엔 전교조 감싸며 교육부와 대립
'징계 거부' 하며 교육부와 소송전 치러

 
지난 12일 교육부는 '전교조 전임자들의 휴직 신청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교조와 각 시도교육청에 보냈다. 이에 전교조가 즉각 반발한 데 이어 일부 진보 교육감들은 휴직을 허가해주기로 했다. 26일까지 서울·강원·경남·충남·충북 등이 휴직을 인정했거나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광주와 전북·제주 등 다른 진보 교육감 지역도 노조 전임자 휴직을 인정해줄 가능성이 높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경기도교육감 시절인 2009년, 정부의 전교조 징계 요구를 거부해 갈등을 빚었다. 장관이 된 이번에는 전교조 전임자 휴직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어기는 교육감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중앙포토]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경기도교육감 시절인 2009년, 정부의 전교조 징계 요구를 거부해 갈등을 빚었다. 장관이 된 이번에는 전교조 전임자 휴직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어기는 교육감들과의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중앙포토]

전교조 전임자들은 집행부를 맡아 노조 활동을 진두지휘한다. 전임자 학교에 휴직 신청을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상곤 장관과 입장이 다르더라도 전교조 전임자 휴직은 허용하는게 맞다”며 정부와 선을 그었다.  
 
교육부는 정부 방침을 따르지 않는 교육감들에 대해 전교조 휴직 인정을 취소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임창빈 교육부 대변인은 “지난해에 준해 자진취소 요구를 할 것이다. 전교조가 합법적 조직이 아닌데 휴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전교조 문제를 둘러싸고 교육부와 교육감들의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상곤 장관으로서는 9년 전의 자신과 대적하는 형국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교조 교사들을 징계하라고 각 시도교육청에 요구했다. 김상곤 당시 경기도교육감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시 김 교육감이 징계해야 할 대상은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등 핵심 인사들이었다. 교과부가 직무이행명령을 내려도 김 교육감이 거부하자 소송전이 벌어졌다. 소송은  2013년 대법원 판결까지 이어졌다. 대법원은 "교과부의 직무이행명령은 정당하다"면서도 "김 교육감의 직무유기 혐의는 무죄"라고 판결했다.
 
교육감 시절 전교조 권익을 보호하며 정부와 각을 세운 김 장관은 최근 전교조에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김 장관이 전교조 전임자 휴직을 불허하자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계승하겠다고 공표한 셈”이라며 맹비난했다. 김 장관으로서는 교육감 시절부터 전교조가 자신의 지지 세력이었지만 법외노조인 전교조를 위한 특혜를 베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교조가 교원노조법의 적용을 받는 합법 노조일 경우에는 전임자의 휴직이 인정되지만, 지금과 같은 법외노조인 경우에는 휴직을 인정해줄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왼쪽)이 서울정부청사에서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7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왼쪽)이 서울정부청사에서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교육부의 복잡한 속내는 지난 12일 전교조에 보낸 공문에서도 드러난다. 공문은 “노조 전임 신청은 허가할 수 없다. 향후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해결될 것”이라며 불허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교육 발전을 위해 귀 단체와 협력적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법적 테두리 내에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달래기도 했다. 
관련기사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